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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 소녀 Oct 29. 2024

5) 그녀의 어린시절 회상

그녀가 기억하는 그녀의 유년기는 평탄했고, 남부럽지 않았다. 

유복한 가정 환경은 아니었지만, 정성스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성실한 부모님 덕에 부족함 없이 성장했다. 그녀의 아이들과 똑같이, 그녀 역시 호기심 가득한 반짝이는 눈망울로 세상을 탐지하며 무엇이든 될 수 있으리라,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몇몇 장면을 제외하곤 까맣게 흔적 없이 지워진 유아기, 부모님의 언급 없이는 소환할 수 있는 게 별 없는 아동기시절에 대한 어렴풋한 추억, 잘 기억나지 않는 시절이지만, 그 시절의 평범하고 평온했던 순간들이 어린 그녀 몸안으로 섭취되어 살과 피를 이룬 듯, 그녀는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했다. 그렇게 기억한다. 


그녀의 청소년기 시절은 여느 봄과 같았다. 

다가올 쨍쨍할 여름을 기대하며, 따스한 햇살아래 기지개를 쭉 펴듯 성장했다. 

성장기 시절 찾아오는 학업 스트레스, 교우들과의 관계, 부모님의 잔소리, 형제들 간의 다툼 등 그 나이 때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문제들로 그녀 역시 속앓이 맘고생도 많이 했지만,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지금보다 더 성숙한 태도로, 그것들을 삶의 자연스런 전개로 묵묵히 받아드렸던 것 같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명확한 명분이 있기에 열심히 공부했고, 친구들과의 감정 싸움은 속앓이 몇 번에 화해하거나, 감사히도 매년 바뀌는 새 학년 반편성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일단락되곤 했다. 

부모님의 잔소리야 그 안에 사랑이 있음에 동의했기에,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과 같이 어쩔 수 없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인식했으며, 형제들 간의 갈등 관계는 시시비비를 막론하고 어쨌든 부모라는 상위 중재자가 있었기에 선 넘어 지구 끝까지 갈 경우는 없었다. 

즉, 당시 소녀였던 그녀에게는 주어진 뻔한 역할과 목표들이 있었고, 부모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별다른 일탈 없이 생활하면 만사 오케이, 문제 될 건 없었다. 

소심하고 걱정 많은 성격이라 성실히 생활했고,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들이 돌아왔다. 

부모에겐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딸’, 학교에선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고, 그녀는 그 결과들에 만족했다.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명확한 꿈이 있지는 않았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있었기에 서둘러 찾으려 하지 않았다.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과거를 후회할 일도 없었으며 단지 현재에 집중하며 충실히 생활했다. 그렇게 그녀는 현존하며 그녀 앞에 제시된 길을 별다른 의심이나 고민 없이 성실히 걸어 갔다. 

미래는 막연했지만 희망찼다. 열심히 공부하면 밝은 미래라는 어른들의 정의를 덥석 믿으며,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의심하지 않았고, 그랬기에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을 뿐이었다. 


시간은 더디게 흐르는 듯했지만, 멈춤 없는 시간 덕에 그녀는 훌쩍 컸다. 키는 부모님을 넘어섰고, 성숙해진 얼굴이 남사스럽지 않게 발맞춰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 전공 선택의 기로에서 처음으로, 생전 처음으로 그녀는 그녀 내면의 목소리와 마주쳤다. 주의 깊게 집중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작은 귓속말로 속삭이며, 그녀 속 안을 바람처럼 휘젓고 다녔다. 

하고싶을 걸 해, 하고싶은 걸 해, 하고싶은 걸 해. 

하고싶은 것을 선택하렴.


그 당시까지도 무엇이 되고 싶다 란 명확한 꿈은 없었지만, 무엇을 하고 싶다 란 울림은 있었다. 

끌리는 공부, 하고싶은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그녀는 처음으로 고민했다. 구름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사회의 온갖 말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는 없다는 말들을 그녀는 곱씹어 보기 시작했고, 그 때 처음으로 어찌할 바 몰라 머뭇거렸다. 

그러나 곧, 지금껏 살아온 관행대로 곧,

습관의 방식대로 곧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선택하는가. 무엇을 선택하는가.




** To be continued :)

부분만 발취해서 연결이 좀 메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어요^^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행복한 하루 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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