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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Jul 04. 2023

호주 간호사 휴가는 어떤가요?

이번 휴가는 자동차 여행.


간호사들 휴가기간은, 삼 교대를 할 경우(시프트 워크라고 부른다),

6 주의 유급 휴가를, 삼 교대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5 주의 유급 휴가를 보장받는다.

거기에 일 년에 병가가 10-12 일 정도 나오는 것 같고.

이번에 코비드로, 스페셜 팬더믹 리브 20일을 보장받았는데, 이 리브는 코로나 걸렸다는 증명이 되면

병가나, 애뉴얼 리브와 따로 쓸 수 있게 해 주어,

작년에 코로나에 걸렸을 때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휴가의 이름은 애뉴얼 리브, 레크리에이션 리브라고 부르고 있다.


휴가가 보장받는 일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한국에서는 여기저기 승인을 받고, 날짜가 안 되는 경우도 많았던 터라,

여기에서,

언제고, 내가 가고 싶은 날에, 누구의 눈치도 없이 갔다 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되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한국 에피소드 하나..

회사에 취업을 하면서 해외에 잠깐 15일 정도 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겨,

회사 계약 전에 그건 나갔다 와야 한다고 했고 승인도 받았는데..


그렇게 이야기가 된 날들은, 다음 해 연차 병가들로 꽉 채워서 나가는 바람에,

다음 해까지 하나도 쓸 수가 없었다.


그 경리는 정말인지 말이 통하지 않았는데,

사장님, 이사님 승인이 다 들어간 일에,

모든 다른 직원들을 들먹이며 2년 동안 나를 들들 볶으며, 연차 병가 휴가를 쓰지 못하게 했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이렇게 나에게 주어진 혜택을 쓰는 일도 정말로 감사하다.


호주는 가족 중심 사회이다 보니, (family oriented, family friendly 사회라고 한다.)

아이들의 방학 기간에 휴가를 내서 많이들 여행을 가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데,

우리 같은 경우도,

이번 아이들 방학에 둘 다 이주씩 연차를 내어,

브리즈번에서 시드니까지 자동차 여행을 했다.


날씨까지 너무 좋아서, 돌아다니는 내내,

마음도 상큼했다.


브리즈번에서 시드니까지는 대략 9시 반 반 정도 운전하지만,

중간중간 쉬어주면서 오면, 훨씬 더 재미나고 즐겁게 올 수 있다.

아이들도 덜 지쳐하고.


이번엔 포트 맥콰리에서 이틀을 묵었는데,

몇 년 전에 포트 맥콰리에서 하루 묵었을 때 너무 좋아서 항상 그리워만 하다가,

다시 갔는데도..

여긴 정말 너무너무 아름답고 이뻤다.



첫날 석양을 보면서,

오 마이갓.. 이런 곳이라면, 정말 매일매일 석양을 보러 뛰쳐나오겠다고 할 만큼 아름다웠다.

코튼캔디- 솜사탕 색깔의 하늘이 서서히 물들고,

파스텔 분홍빛과 베이비 블루 색이 섞이고 연 노랑이 살짝 퍼지면서..

바다에 서서히 녹아 가는.. 정말 이쁜 보송보송한 솜사탕..!!!


머무는 내내 주변 로컬 빵집에서 아침을 사서 먹고,

바닷가에서 해 뜨는 걸 보면서,

커피도 한잔 하고, 핫초코도 마시는 아이들을 보고 잇자니.

요 몇 달 열심히 일한 나에 대한 보상 같아서 기분이 상콤하니 좋았다.

역시 열심히 일하고 마시는 커피 맛은 달달하고,

열심히 일하고 나서 갖는 휴가는 정말이지 꿀맛 같았다.


포트 맥콰리에서 내가 한 일 중 가장 재미난 일은,

아무래도 카멜 라이드이다. ㅎ 낙타 타기인데.. 바닷가에서 카멜을 타며 바다를 슬슬 걷는 거다.

포트 맥콰리에 카멜 라이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우리가 묵는 리조트 안에 있는 로컬 책자에

카멜 라이드가 딱!! 있었다.. ‘이건 꼭 해야 해!!!!!’


나는 카멜라이드를 하려면, 저 멀리 서부로 가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서부 브룸이라는 지역이 카멜 라이드로 유명하다.)

그런데 동부에 카멜라이드가 있었다니, 너무 기뻐서 눈물이 찔끔 났다.


(나는 동물을 사랑한다. 그래서 태국 가서도 코끼리를 타거나 하진 못했지만..

카멜은 왠지 타도 되는 거 같고,ㅎㅎ 바닷가에서 타는 카멜이라면.

이게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기에 당연히 “해야만”  했다.)


카멜은 너무 이뻤고, 귀여웠고, 너무너무 신기하고 멋졌다.


우리가 사진을 찍는데, 카멜이 웃는 건지, 하품을 하는 건지.. 그래서 우리 다 빵 터졌다.


그리고 아이들도 의외로 무서워하지 않고 잘 타서 너무 신나게 잘 타고 왔다.



그리고 다 타고 내려올 때, 카멜이 앉으려고 할 때쯤, 이 아이들이

풀썩 안 자서, 놀이기구 타는 느낌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포트 맥콰리를 생각하고 가시는 분들은 정말 후회하지 않고 즐겁게 여행하실 수 있으시시라.

아참, 딸기 따기 경험과, 코알라 병원 방문을 하여, 코알라가 구출되어 치료받는 것도 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도 빼놓지 않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호주에서 사는 이야기를 오늘은 여기에서 끝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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