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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학사 Sep 20. 2023

네버엔딩 블라블라 – 버스

세상의 끝에서 내 꿈의 크기를 재다.

어릴 때 집이 버스 종점 앞이었다.     



차고지를 빠져나가는 

버스를 바라보면서,

어린 나는 

모험을 떠나는 상상을 했었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 손을 잡고

몇 정거장 못 가서 

버스에 하차할 때면 

못내 아쉬워서 

버스 노선도를 뚫어지게 보곤 했다.     



중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회차 지점까지 가보았을 때

마침내 세상 끝까지 왔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에는 더 먼 곳을 향해 

달리고 있는 버스가 지천이었다.     




오늘 저녁 약속을 끝내고 

거리에 나와서 

주차장까지 걷고 있는데,

어린 시절 탔던 그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버스 옆면에 붙어 있는 

노선을 확인하는데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과거 내가 세상의 끝처럼 느껴졌던

버스의 회차 지점이었다.


     

내 삶의 반경은 

지금이 훨씬 커졌지만,

내 꿈의 크기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줄어든 

요즘이 너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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