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아침 산책길.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하나. 둘. 셋, 넷......
많이 만났어요.
엄마의 손을 꼬옥 잡고 있던
약하고, 여린 사랑스러운 존재들.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가 되어,
아이같은 혀짧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싶은 마음을 꾸욱 참고.
약한 존재 앞에서는
약한 존재가 되어도 괜찮다는
자유를 허락받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수시로 강하고 딱딱한
마음이 되고는 하네요.
"그런 약해빠진 마음으로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려고해!"
이런 외침이
아직도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어서요.
험한 세상에서 잘 살아보려고,
험한 세상에 부딪혀 깨어지지 않으려고
갑옷처럼 입은 두껍고 딱딱한 마음.
만약,
길에서 만난 어린이들처럼
나를 지켜주는 분의 손을 잡고 있다면,
약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교회에서, 대학원에서, 일터에서
여리고 부드러운 마음들을 만나고는 합니다.
자신도 힘든 상황인데,
곁에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는 손길들.
그렇게 여리고 부드러운 마음이
부셔져서 아파하는 시간도 봅니다.
하지만 그 끝에 발견한 것은,
연하고 부드러운 마음에
부어졌던 축복이었어요.
"연한 순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축복.
나도 엄마손을 잡고 있던 어린 아이들처럼
지켜주시는 분의 손을 잡고 있는데...
왜 자주 마음이 딱딱해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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