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M 정민 Apr 04. 2024

눈 떠보니 PM이 된 건에 대해서

마케터에서 PM(이라 읽고 제너럴리스트라고 쓴다)으로 전직


오늘은 나에게 있었던 큰 변화를 말해보려 한다. 바로 직무가 바뀐 것! 이제 공식적으로 마케터에서 PM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그 기념으로 브런치 채널명도 바꿈


내 커리어 인생에서 꽤 큰 결정이었는데 그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작년 TF팀 합류 이후로 마케팅에서 기획, 디자인 쪽으로 주요 업무가 바뀌었고 하다 보니 프로젝트 일정 관리와 데이터 분석, 지표 설정까지 점점 맡는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동료가 Project Multiman의 약자 아니냐고.. ㅋㅋㅋ


눈치챘겠지만 사실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PM이 하는 업무보다는 다양한 업무를 커버하고 있다. (혹시 PM이라는 직무를 처음 접하거나 진로로 생각하고 있는 분이 계실 수 있으니 정석적인 PM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간다.) 그 이유는 리소스 부족 때문이다. 리소스가 충분하지 않아 각자 최선을 다해줘야 하는 상황이고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특출 난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보자

그러다가 문득 내가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옛날에는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맡는 것이 불안했었다. 애매한 포지션이 되는 건 아닐까. 5년 전의 내 시선에서는 한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쌓아야만 더 많은 인정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른 길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역량이 좋은 제너럴리스트라면 충분히 큰 임팩트를 낼 수 있고, 그에 따른 인정과 대우도 자연스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리소스가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2명 이상의 일을 해내면 그만큼 더 효율적으로 팀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경험이 쌓여 관리자 역할을 할 때에는 실무자의 일을 직접 해봤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빠르게 캐치하거나 좋은 해결책이나 대안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길을 이미 걷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이 내는 임팩트를 보니 더 확신이 생겼다.

'그래. 끝장나게 일 잘하고 의사소통도 잘하는 육각형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보자.'



그리고 이게 내 적성(성향)에 잘 맞는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습득력이 빠른 편이고 새로 배우거나 시작하는데 별로 거리낌이 없다. 새로 배우는 분야라면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즉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좋은 성향이다.


그래서 '지금 맡고 있는 제너럴리스트 역할이 내 성향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때 스스로 다짐했던 건 '정신을 더 똑바로 차리자'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정말 어중간한 실력과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어진 상황 내에서 최선의 완성도를 보일 것'을 계속 새기면서 일하는 중이다.


요즘에는 폴리매스형 인재, 빗(comb) 형 인재 같은 용어도 있던데 그게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T자형 인재 발전 버전(폴리매스형(빗형) 인재)




프로덕트에 더 관여할 수 있게 되어서 기대된다

예전에 살짝 내비친 적 있는데, 나는 사실 PM이든 기획자든 product와 더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팀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 팀에서는 product팀과 마케팅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product 자체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였다.


우리 마케팅팀의 주요 목표는 '유입'이었는데 도메인이 '금융', '투자'라 그런지 몰라도 첫 단추부터 꿰기가 쉽지 않았다. '주식'이라는 키워드만 들어가면 보도자료 내기가 어려워지고 배로 비싸지며, 그 흔한 광고 소재 통과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리딩사업을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특히 가상화폐 관련 소재는 바로 반려 처리된다.


이렇게 유입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 제한적인 게 아쉬웠고 그러다 보니 이미 방문했던 유저들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확장되었다. 그래서 신규 유저가 쉽게 온보딩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제작하거나 앱푸시나 친구톡을 활용하여 재방문을 유도해 보는 선에서 시도를 해봤지만 이 역시 단계(허들)이다 보니 많은 유저들에게 도달하기 어려웠다. 큰 임팩트도 없었던.. 마음 아픈 프로젝트였다.


아무래도 product 팀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다보니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프로젝트는 진행하기 어려웠고 (피드백 공간에 남기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나도 조금 더 많은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TF팀에 합류했던 것도 있고. 그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서 이제는 프로덕트 개발에 정말 깊이 참여하게 되었다.


옛날에 한참 유행하던 'R=VD 생생히 꿈꾸면 이루어진다' 그 공식이 갑자기 생각난다. 역시 원하는 바를 잘 아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위에는 직무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지만 사실 내 역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알파스퀘어의 편리성을 알리고 그들의 수익 창출을 도와주는 것이니까.


아마 당분간은 기획,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 일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배우는 것도 있을 거고 고민도 생길 텐데 이를 잘 기록해두려고 한다. 미래의 나에게도 도움 되고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동지들에게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


일단 최선을 다해보겠음!

매거진의 이전글 내 커리어 키워드를 찾아서..(feat. 커리어 공유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