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서비스 뜯기 01
요즘 가장 많이 보게되는 키워드 중 하나인 메타버스(Metaverse)는 그 말의 뜻대로 현실 세계와 같은 여러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가상 세계다.
다양한 세계관이 존재하는 또 다른 가상 세계인 게임과 다르게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이라는 조건 아닌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설명할 때 일(work), 업무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은 그래서 어쩌면 메타버스의 뜻을 가장 닮은 분야의 플랫폼, 업무용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oVice)를 소개해보려 한다.
어김없이 한 명의 평범한 유저로서, 메타버스 시대의 초막에서 처음 겪는 혼돈을 경험으로 삼고자 하는 주니어 기획자로서 리뷰해보려고 한다. 참고로만 읽히길 :)
[ 목차 ]
1. 오비스로 출근합니다 - 업무용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oVice)
2. 마우스로 이동, 멀어지면 멀어지는 목소리 - 현실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3. 제한 없는 업무 환경 - 동시 화면 공유, 공동 작업
4. 누가 왔다 갔냐면요 - 자동 입출입 기록 (CSV 파일 다운로드)
5. 사용자 수 말고, 공간 임대료만 받습니다 - 가격정책
6. 그냥 조금 둘러볼게요^^; - 부담 없는 CS
7. 마무리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오면, 재택근무도 사라질까?'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가졌을 의문이다.
아마 대부분 'NO'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기술의 가능성과 재택근무의 장점들을 느낀 회사들이 현행 지침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사무실을 대체할 공간이다.
줌(Zoom)과 구글밋(Google meet), 업무 협업 툴과 자체 플랫폼‥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들이 존재하지만 '사무실을 대체할 만 한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비스(oVice)는 같은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는, '진짜 업무'를 위한 업무용 플랫폼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들이야 계속 천천히 살펴보겠지만 직원 근태관리와 회의, 외부 미팅 등 업무 관련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사무용 공간뿐만 아니라 웨비나나 내부 세미나, 이벤트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물론 요새 많이들 알고 있는 게더타운(Gather Town) 또한 가상 워크스페이스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 점부터 몇 가지를 더 따져봤을 때 한국 기업들과 더 잘 맞는 솔루션은 오비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덧붙여본다.
i) 아바타 조작법, 마우스 이동
더블 클릭(Double click), 드래그 앤 드롭(Drag and drop)으로 오비스의 이동 방법이 설명된다.
키보드로 움직여야 하는 게더타운과는 달리, 마우스 이동은 가장 큰 차별점이자 오비스의 강점이 아닐까 싶었다. 즉각적인 이동이 가능한 점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꽤 큰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시간을 단축해줌으로써 생산적인 업무를 돕는다.
ii) 공간 음향을 살린 보이스 채팅
현실 세계를 반영한 공간 음향, 즉 스페이셜 오디오(Spatial Audio)를 살린 보이스 채팅 또한 눈에 띄었다. 실제로도 대상에게 가까이 가야만 말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오비스에서도 가까운 상대의 목소리는 크고 멀리 있는 상대의 목소리는 작게 들린다. 즉, 멀어지면 목소리도 멀어지는 것이다. 유저마다 반투명한 원의 가청역대를 가지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가까이 이동하여 대화할 수 있다.
또한, 얼굴을 마주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깔끔하고 크게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캐릭터에 주황색 세모 표시로 소리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회의실 밖에 앉은 유저는 회의실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없다. 이처럼 실제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정보의 흐름을 기술로 구현했다고 한다.
iii) 스피커 기능
물론 서로의 가청역에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더라도 동일한 음질로 대화할 수 있는 스피커 기능도 있었다. 스피커를 실행하고 더블클릭하면, 실선으로 연결된다.
i) 화면 동시 공유
화면 동시 공유는 아마 협업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기능 중 하나다. 거기다가 공동 작업 가능이라니.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동료에게 자료를 요청하면 파일을 보내거나 출력 후 전달이라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내가 다니는 회사만 해도 동시에 자료를 검토하기 위해서 자료를 출력해서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이면지로 쓸 수 있다지만 종이가 너무 아깝다고 느끼곤 했다. 환경이 중요한 요즘, 오비스에선 이제 매달 A4용지를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ii) 공동 작업
오비스는 유튜브를 켜 두고 구글 문서 작성을 함께할 수도 있다. 한 번에 여러 개의 플러그인을 동시 사용 가능한 것이다. 한 번에 하나의 플러그인, 즉 한 가지 작업만 할 수 있는 게더타운과의 큰 차별점이다.
곧 줌(Zoom) 기능도 업데이트된다고 한다. 이제 오비스 환경에 입장하기 힘든 상대와의 미팅이 있을 때에도 유저는 오비스 안에서 줌(Zoom)을 실행해 미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iii) 서버 안정성
최근 넥슨이 게더타운을 통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개최했었다. 하지만 시작 직후 동시 접속자가 200명을 상회하면서 서버가 조금 지연되는 렉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근데 오비스는 500명까지 동시 접속해도 안정적인 서버라니!
부서 전체 회의에도, 웨비나나 강연, 이벤트에도 적당한 것 같았다. 실제로, 오비스도 최근 BTS 팬들을 위한 가상 이벤트를 주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300여 명이 한 공간에 모였고, 서버 장애 등의 문제없이 성황리에 마쳤다는 기사도 보았다.
* 관련 기사 : Use oVice to Host a Virtual Comeback Party That Blows Your Audience's Mind
UniVerse PH Hosts Their First-Ever Virtual Event for Their Fandom at oVice and Things Go Wild
내가 가장 눈여겨본 기능 중 하나는, 스페이스 로그기록이었다.
직접 체크하거나 방명록을 적지 않아도 자동 입출입 기록으로 출석, 근태에 용이하다. 심지어 CSV 파일 다운로드가 가능해서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단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외부 메신저(Slack) 연동이 가능해서 슬랙에서 이 로그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이러한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설정 화면인데, UI/UX가 아쉬웠다. 뭔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대시보드 화면은 기본 템플릿 같은 느낌에, 설정한 내용들을 저장하는 버튼도 한참을 찾았는데 우측 상단에 동떨어져 있었다.
오비스의 경쟁력 중 하나는 가격이다.
기존 협업 툴, 가상 오피스 등의 서비스는 사용자 수대로 비용이 증가되는 플랜들이 많은데, 오비스는 공간 임대 개념으로 가격 정책을 내놓았다.
기준이 사용자 수나 공간 임대나 무슨 차이인가 싶겠지만, 참가 인원 수가 정확하지 않은 행사 개최나 유동성이 있는 근무자 수 등 변수가 있을 경우 플랜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산 측정이 모호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간 임대 플랜은 이러한 고민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i) 실시간 고객 응대, 그리고 무료체험!
오비스를 먼저 살펴보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오비스 투어 공간으로 가거나, 2주간 기능 제한 없는 무료체험을 신청하면 된다.
투어 공간에 입장하거나, 내 방을 공개 상태로 만들어두면 조금만 있어도 오전 9시 - 오후 6시에 늘 상주하고 있는 오비스 팀원들이 다가와 친절히 말을 걸어주신다.(오후 6시 이후에도 자주 계시는 것을 목격했다.) 난 살짝 부담돼서(?!) 도망치거나 비공개로 걸어둔 적도 있지만, 그래도 팀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던 것 같다.
ii) 오비스 사용 가이드
투어 공간에서는 오비스의 전반적인 소개나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션으로 만들어진 오비스 사용 가이드는 부담스럽지 않고(?) 아주 유용하다. 사용자가 그냥 알아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까지도 혹시나 해서 정말 꼼꼼하게 적어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자주 묻는 질문, 릴리즈 노트까지 있는 걸 보고 '서비스에, CS에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오비스를 살펴보면서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들에게 정말 잘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데믹이 끝나도 재택근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하기 때문에, 업무도 메타버스에서 가능하다는 멋진 현실 때문에, 오비스의 멈추지 않을 성장에도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오비스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한 문장을 CEO인 정세형 대표의 인터뷰에서 빌려오고자 한다.
Q. 오비스의 사무실은 어디인가.
A. 오비스는 오프라인 사무실이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사무실을 만드는 순간, 우리가 망했다는 신호 아닐까(웃음). 일본, 튀니지, 미국, 한국 등 전 세계에 우리 직원들이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