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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고기녀 Nov 23. 2020

비공식 레퍼런스체크에 관하여

"이 분 어때요?"의 위험

"**님 전에 이 회사 다니시지 않으셨어요?"  
"네! 여기 오기전에 다녔었죠 :)"  
"그럼 이분 아시겠네요. 저희회사로 지원서 주셨네요. 이 분 레퍼런스 어때요?
  


우리가 모두 상상할 수 있는 상황과 대화이다. 내가 속해있는 직군의 판이 진정 이렇게 작은 것일까. 누구던 한명 건너면 다 아는 사이 같다.  


위 상황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전 직장에서 알았던 동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원자의 privacy가 포기된다. 이직은 삶에 있어서 참 고귀한 사건이다. 나처럼 나의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커리어에 대하여 진지하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회사에 지원한다는 것은, 프로로서 쌓아온 나의 자격과 경력을 자발적으로 시험해보는 참vulnerable한 행위이다. 우리회사를 위하여 그만큼의 risk를 감수한 사람의 개인정보를 우리가 너무 쉽게 노출하는 것은 아닐까? 요즘들어 부쩍 생각이 들었다.  


나도 헤드헌터로써 자주 지정 레퍼런스 체크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많은 기업들은 비지정 레퍼런스 결과에 너무 많은 의사결정 파워를 주는 것 같다.  


최근 만난 인사담당자의 말이 인상 깊었다.

"레퍼런스 체크의 의미를 모르겠어요. 물어보는 사람에따라 결과가 너무 달라요."


그렇다. 아직도 대부분의 레퍼런스 체크는 후보자를 우리가 아는사람이 얼마나 좋아했는지에 결정된다. 후보자와 레퍼리의 관계, 상호관계, 배경의 차이를 배제하고 context없이 "그 사람 어때?"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더 서로 존중하고, 내가먼저 프로답게 행동하면, 우리도 더 유의미한 레퍼런스 체크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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