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회사? 작은회사?
취업 준비생들의 질문 글을 보면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작은 회사에 취업하고, 나중에 이직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입니다. 현재 국내 건설엔지니어링협회에 등록된 설계업체는 2,290여개정도가 됩니다. 이 중에는 협회에 등록하지 않는 하도급 외주사들도 있을 테니 그 숫자는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중에는 메이저급으로 규모가 큰 회사들도 있고, 전 직원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회사들도 있을 겁니다.
메이저급 회사들은 대부분 발주 금액이 큰 용역들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규모 사업의 경우 그에 준하는 수행 실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메이저급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취준생으로 준비하다보면 어떤 회사들이 설계회사인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도x이나 한x, 삼x 같은 도급순위 상위에 있는 회사들은 익히 이름을 들어봐서 조금은 친숙 할 수 있지만, 그 외 회사들은 잘 모르죠. 이 경우 엔지니어링진흥협회의 '주요 실적'을 확인하면 매년 수주실적을 통하여 어떤 회사들이 활동했는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엔지니어링 데일리에 올라오는 기사를 확인해도 좋구요
국내 토목 설계 시장은 대부분의 분야가 한계에 도달해있습니다. 레드오션입니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70~80년대와 다른 분위기입니다. 제가 재직 중인 수자원부만 하더라도, 국가하천의 개수율은 80%가 넘었기 때문에 신규 시설 설치보다는 유지관리에 중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는 해외나 민자사업으로 눈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즉, 신규 사업 발굴에 목을 메고 있는 상황입니다. 큰회사들의 분위기는 이렇고, 작은 회사들은 여전히 기존 사업들을 수주하고 진행하는 편입니다.
들어봤을지 모르겠지만, 종종 업계에서는 '작은 회사에 가면 일을 배우고, 큰 회사에 가면 관리하는 것을 배운다.'라는 이야기가 이런 연유에서 나옵니다. 작은 회사는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일을 경험하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반면 큰 회사들은 신규 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일들을 관리하고, 고민하는 편입니다. 이 사이에서 조금의 딜레마가 있기는 한데, 여기서 풀 썰은 아닌것 같으니 넘어가기로 합니다.
그래서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로 넘어갈 수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저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편입니다. 일단 제 첫회사가 100명 남짓한 작은 회사였고, 그 다음이 500명 정도, 지금은 1400명 정도 되는 회사에서 재직 중입니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지만, 저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메이저급 회사로 이직한 케이스는 꽤 많은 편입니다.
다만 이경우 시작 회사는 너무 작은 소규모 회사. 이를 테면 한 문야만 처리하거나 하는 아주 작은 회사는 아닙니다. 소규모 회사에서 규모가 더 큰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는 사실 어느정도의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채용중이라는 것을 알려줄 정도의 친분이나 교류는 있어야 하니까요.
아주 소규모 회사의 경우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작을 소규모 회사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하도 업무를 취급하는 회사보다는 원철으로부터 수주가 가능한 회사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