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똘짱 Mar 06. 2023

"주식 어플을 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세상이 불안한 시절이었습니다. 나도 몰래 이끌려 시작한 주식, 격변하는 세상에 잘 얻어걸려서 소소한 이익을 맛봤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푼돈을 집어 넣으며 ‘가즈아~’를 외쳤지만 지금은 파란색으로 가득차 버렸습니다. 


매일 같이 낮에는 한국증시를 새벽에는 미국증시를 확인하며 하루의 기분을 정해갔습니다. 본의 아니게 빨간색에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고, 파란색에는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묻어 놓고 잊으려 했지만 하루에 몇번씩 들어가는 제 꼴을 보니 한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식 어플을 지웠습니다.”


부에 대한 욕심은 당연합니다. 특히 처자식이 생기고 나이가 들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주는 행복의 가치가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됩니다. 경제활동으로 벌 수 있는 수입이 한계가 느껴지니 다른 것에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고 그 중 만만한게 주식이었나봅니다. 전업투자자가 들으면 웃기는 이야기겠죠.


주식은 투자입니다. 투자라는 것은 지식과 연구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 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기업, 유명한 기업, 좋다고 소문난 기업에 아무런 공부없이 투자를 했으니 이건 투자가 아니고 도박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그렇게 믿음이 없으니 하루에 몇번씩 결과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가장 큰 행복인 양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무의미하게 핸드폰의 그래프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투리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책을 읽거나 아이와 놀아줄 시간에 주식에 정신이 팔렸습니다.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는 날에는 불필요한 소비를 하고, 손해를 보는 날에는 불필요한 감정낭비를 했습니다.


주식이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주식을 대하는 제 태도가 바르지 못했을 뿐입니다. 알량한 마음에 미디어의 좋은 이야기만 귀담아 듣고 쉽게 돈벌기 위한 얇팍한 욕심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지금은 파란색으로 가득차 처분하지도 투자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되었습니다. 소유함이 불편함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삶의 무리가 없을 만큼만 남겨두고 주식에 투자할 시간에 나에게 투자를 해보려합니다. 더 건강하고 알찬사람으로 나의 가치를 빨간불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내 삶에 만족했을 때 그걸 바탕으로 잘 준비해서 투자라는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주식하시는 분들 성투되시길 바랍니다.

동학개미182640번은 이제 그만 떠나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운동기구를 버렸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