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낯선여름 Nov 01. 2024

[수능 D-18] 할머니의 기도

할머니의 사랑을 감사하게 받도록 하자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할머니와 전화 통화를 해. 


너희 세대는 겪지 않게 되어서 이해조차 안 될 텐데,

엄마 세대 이전에는 결혼을 하면 '시집'을 간다고 표현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불편하기도 했었어. 

그 불편한 관계를 '고부 갈등'이라고 부르는데, 고부 갈등이 드라마의 주요 소재였을 정도였어. 


엄마는 감사하게도 그런 경험을 할 일이 없었지. 

훌륭한 인품을 지닌 할머니를 만났으니까. 


매주 전화하시면 네 안부를 꼭 물으셔. 

보고 싶을 텐데 부담 느낄까 봐 바꿔달라고는 안 하시는 걸 아니까, 

엄마가 너나 동생 이야기는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해드려. 


할머니는 두 달 전쯤부터 집 근처 교회에서 수험생 위한 기도회에 참여하고 계신대. 

너 말고도 외손자도 이번에 수능을 치르니, 손자가 두 명이나 시험을 보니 두 배로 열심히 하셔야 한다고. 


독감 맞은 날 조금 힘들었는데도 그런 마음으로 다녀오셨다고 해서, 함께 웃었다. 


옛날에는 할머니들이 가족들을 위해 너무 애쓰시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제는 이렇게 해주시는 것이 그분들의 기쁨이라는 것을 알아. 

그리고 그런 마음과 기도와 응원으로 주변에 사랑을 전해주신다는 것도. 


가족들과 주변 분들의 마음을 감사하게 받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도 그런 마음을 돌려드리고, 자주 살갑게 표현하도록 하자. 

이거야 말로, 최후까지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일 거야. 

작가의 이전글 [수능 D-19] 시월의 마지막 나들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