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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Nov 17. 2023

내가 음악을 듣는 방법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이라서, 좋아하는 분위기의 음악이라서, 그저 듣기 좋아서 등등. 저도 물론 좋아하는 음악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방금 말한 이유들로 음악을 좋아하죠. 다만 저는 꽤나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누가

‘넌 어떤 가수 좋아해?’

라고 물어볼 때면, 가장 좋아하는 가수를 쉽게 꼽지는 못하고, 그냥 이 노래 좋아해, 이 노래도 좋아해. 좋아하는 노래의 제목을 대는 경우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어떤 가수를 좋아해 볼까 덕질해 볼까도 했지만, 사람 마음이 마음처럼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추억을 불러오는 노래, 그냥 듣기 좋은 노래 등 다양한 노래들이 제 플레이리스트에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제 멜론 재생목록에는 최대 저장 곡수인 1,000곡을 채우게 되었죠.

사실 그 이상이지만 새로 추가하면 오래된 곡 순으로 자동 삭제되다보니 1,000곡으로 유지가 되더군요..

  저는 어릴 때부터 mp3를 가지고 싶어 하던 사람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용돈이 오르자마자 멜론부터 결제했죠. 그때 제가 알던 가장 유명한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는 멜론이었거든요. 이후 제 일상은 항상 음악과 함께였어요. 어딜 가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죠. 점점 취향이라는 게 생기게 되었고, 취향이 자주 변하게 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게 되었어요. 다양한 음악을 접하다 보니 한 가지 재밌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바로 가사를 집중적으로 듣게 된 거죠. 사실 음악을 듣다 보면 이 가수가 발음한 가사가 정확히 어떤 단어인지 잘 모를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그 가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귀 기울여 듣다 보니 그냥 흘러가듯 음악을 들을 때와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점차 가사 자체에 귀 기울이게 되고, 생각하지 못한 표현의 가사를 들으면 ‘와!’하며 감탄하기도 했죠. 이때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말이 길어졌죠? 이제 제가 음악을 듣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먼저 간단히 정리해 보면,

전체 사운드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색상 연상
가사에 집중
반주의 독특한 사운드에 집중
보컬의 습관에 집중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먼저 음악을 그냥 흘러가듯 들었을 때 떠오르는 색상을 연상시켜 보세요. 빛은 채도, 조도 등등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들 음악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풍경, 기억, 색상이 있을 거예요.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개인의 감상일 뿐이고, 그렇게 음악을 느낄 수 있다면 충분해요. 먼저 이렇게 대략적인 색상을 떠올리며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는 거예요.


  다음은 가사에 집중하는 겁니다. 저는 항상 좋은 음악을 고르라고 하면 가사를 먼저 볼 정도로 가사에 대한 중요도를 높게 보는 사람이에요. 생각지 못하고 새로운 가사는 평범한 음악을 좋은 음악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죠. 또한 ‘하늘 아래 같은 색은 없다’라는 말처럼 저는 가사로 인해 ‘하늘 아래 같은 음악은 없다’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음악에 있어 가사의 역할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가사는 일종의 ‘시’이기 때문에 역시 화자가 있어요. 가수가 화자일 수 있고, 사물이 되어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화자가 될 수 있어요. 어떤 화자가 되어, 누구에게, 어떤 어조로, 어떤 표현을 사용하여 말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음악에 담긴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검정치마의 ‘나랑 아니면’이라는 곡의 코러스 부분이에요. 자기밖에 없다고 주문을 거는 듯 하면서 사랑하는 연인과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대화같기도 해요.

  이번에 반주의 독특한 사운드에 집중해 보죠.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생소할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우리가 듣는 음악들의 반주는 생각보다 매우 많은 소리, 악기가 들어있어요. 가장 흔한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를 제외하고도 신디사이저, 브라스, 스트링 등 정말 많은 종류가 섞여있죠. 심지어 이 안에서도 악기의 종류, 연주 방법, 샘플링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죠. 그만큼 반주에는 다양한 소리가 들어있는데, 중요한 건 그중에 반드시 포인트가 되는 귀에 튀는 사운드가 있다는 거예요. 다양한 소리가 어우러지는 전체 사운드가 듣기 가장 좋을 수 있지만, 이런 포인트가 되는 사운드를 찾게 된다면 재밌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다만 너무 과해지면 안 됩니다! 오히려 그 소리에 신경을 빼앗길 수 있어요. 이 방법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는 아니에요!)


  마지막은 가수의 습관에 귀 기울여보는 거예요. 가수의 습관, 디테일이라고 볼 수 있죠? 가수들은 본인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습관,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나오는 습관들이 있어요.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강하게 힘주는 발음,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흘리는 발음,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어가는 소리, 호흡하는 타이밍과 소리, 저음에서 고음으로 넘어갈 때 목소리 톤의 변화 등등 모두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종류가 있어요. 가수들은 본인의 음악을 더욱 잘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디테일 요소들을 연구하고 적용합니다. 이 디테일은 가수의 성향에 따라, 음악에 따라 달라지죠. 결국 모든 디테일은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수들의 디테일의 영향을 받고 있던 거죠. 이제는 우리가 조금씩 그 습관들을 찾아보는 거예요. 보물찾기 하듯이 찾다 보면 어느새 음악, 그리고 가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받으며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까지 제가 음악을 듣는 방법들을 이야기해 봤어요.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 단계씩 천천히 해 보다 보면 금세 이 방법들이 익숙해져 있을 거예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가 음악을 듣는 방법입니다. 여러분만의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도 충분히 좋은 방법일 거예요! 중요한 건, 음악을 그저 잔잔히 깔아놓는 bgm이 아닌 일상에 색을 그려 넣어주는 요소로써 받아들이는 겁니다. 음악에 색을 입힌다면 여러분의 일상도 조금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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