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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Dec 31. 2023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월간 윤종신 2014 12월호 - 지친 하루’

  어느새 시간이 빠르게 흘렀어요. 벌써 2023년의 마지막이 다가왔는데요. 언제나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난 1년 동안 잘 살았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나? 다음 해에는 잘 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제나 잘하지 못했던 기억만 떠올라 약간의 씁쓸함이 남기도 하죠. 그럼에도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만 지나면 다시 새로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은 요즘, 한 시절의 끝과 시작에서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해 주는 노래가 한 곡 있습니다. 2014년 월간 윤종신 12월호, ‘지친 하루’ 들려드릴게요.

월간 윤종신

  ‘월간 윤종신’은 2010년 4월에 시작해 같은 해 5월부터 ‘월간 윤종신’이라는 정식 명칭을 달고 시작한 윤종신의 싱글 프로젝트인데요. 대부분의 가수, 작곡, 작사가들이 하나의 곡을 만드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매달 하나의 싱글을 낸다는 것이, 또 그 퀄리티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시작 이후 거르지 않고 발표된 수많은 월간호들이 있는데요, 저는 그중 윤종신이 김필, 곽진언과 함께 부른 ‘지친 하루’라는 곡을 가장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음역대, 감성들이 한데 모여 이리 좋은 하모니를 만든다는 것이 참 인상 깊었죠. 무엇보다 본인의 곡임에도 자신의 파트를 상당 부분 줄이고 뒤에서 후배 가수들을 묵묵히 받쳐주고 있는 윤종신이 훌륭한 아티스트이면서 존경받을만한 아티스트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월간 윤종신 - 지친 하루’ MV 스틸컷

  이 곡은 윤종신이 드라마 ‘미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입니다. 드라마 ‘미생’ 웹툰 원작의 드라마로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담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데요. 그 안에서 느껴지는 여러 직장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다른 비슷한 내용의 곡들은 그저 ‘괜찮아’라며 위로하는 내용이거나 자신의 슬픔을 노래하며 공감하는 위로를 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곡이 특별한 이유는 노래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의 변화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고,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마음이 들고, 이런 자신 때문에 괜스레 드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있지만, 점점 믿어준 만큼 잘 해내겠다고 다짐하고 다시 일어서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서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로 위로를 건네고 있죠.

‘월간 윤종신 - 지친 하루’ 컨셉샷

  이 곡은 반주가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으로 진행이 됩니다. 과감하게 터지는 부분이 그리 크지 않죠. 다만 적당한 완급조절과 보컬의 합으로 곡의 분위기를 이끌어가죠. 특히 반주에서 힘을 빼고 보컬에 강조를 둔 것이 참 좋게 느껴졌습니다. 곽진언의 낮고 덤덤하지만 묵직한 보컬과 섬세하면서도 강한 김필의 보컬, 그리고 그 사이의 간극을 잘 연결해 주는 윤종신의 보컬이 참 좋은 하모니를 만듭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출신의 완전히 다른 두 보컬을 완벽하게 조화시켰죠. 덕분에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곡의 분위기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윤종신의 음악적 면모가 잘 드러나는 부분인 거죠.

‘월간 윤종신 - 지친 하루’ MV 스틸컷

  저는 보통 가사 얘기를 많이 하며, 그중 인상 깊다고 생각하는 가사를 몇 부분 첨부하는데요. 차마 이 곡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곡의 모든 부분이 하나하나 마음을 건드리는 가사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오히려 가사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듣고 있는 이 곡을 여러분도 꼭 직접 들어보셨으면 해요. 글은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지만 글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이 곡은 표현된 글을 읽는 것보다 직접 듣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드디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해가 가고, 2024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자주 보지 못한 가족들, 혹은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떠올리겠죠. 좋았고 행복했던 일도 많았을 테고, 나름대로 아쉽고 슬픈 일들도 다들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그럼에도 나아가야겠죠. 좋았던 일, 행복했던 일은 마음속에 추억으로 간직하고, 아쉽고 슬펐던 일은 지나가는 2023년과 함께 두고 새해도 잘 나아가고 싶습니다. 옳은 길이란 것은 없고, 제가 가는 길이 곧 저의 길이 될 테니까요. 새롭게 맞이하는 시절,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지나간 시절을 잘 견뎌낸 여러분에게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 ‘지친 하루’ 마칠게요.


월간 윤종신 2014 12월호 - 지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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