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익숙함에서 동떨어져 있어 볼 필요가 있다. 아주 혼자만의 공간이나 시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나를 던져 넣어 보는 경험. 내 주위에 있는 많은 것들은 영향을 미친다. 익숙한 것들은 소중한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순간순간 변화하는 나를 아는 데에는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익숙함에서 동떨어져 글을 쓸 때면, 내 생각들이 글로 실체화되기 시작한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그 어떤 것에도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이 존재하는 나는 결국 다양한 "삶의 방식", 그중에서도 보편적이고 공통된 것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워야 할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알맹이가 있어야 변화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며 지낼 수 있을 것.
계획하기보다 순간순간의 선택들이 중요해진 시간. 순간순간의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자기 기준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 속, 중요한 것은 자기 기준임에 틀림없다. 행복을 누군가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행복한 삶을 알아야 그에 알맞은 것들이 주위를 감싸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장인'이 있었다. 바로 앞에서 나를 끌어주는 멘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미리 가고 있어서, 이를 직접적으로 이끌어주는 멘토. 이제는 그런 날들이 왔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은, 학교라는 선생님보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이미 가고 있는 멘토들이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서당과 같은 교육일지 모른다. 읽고 쓰고 생각하고 대화하는, 또 서로의 온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소규모의 따뜻한 수업.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끌어줄 수 있는 멘토.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선생님을 만났다. 빠르게 바뀌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구축해 나아가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나는 정규 공교육에서 교육대학을 나왔지만, 그분은 대안교육에서 17세에 사회로 나온 분이었다. 나 또한 교육에 대한 사유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으나, 교육에 대한 사유의 깊이, 그리고 교육방식이 내가 본 그 어떤 공교육 선생님보다도 훌륭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언가를 끌어줄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꾸준히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 것을 알려주기 쉬울 것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자신이 읽는 책의 방향을 알려주기 쉬울 것. 또,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 행복한 삶을 알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와 그 선생님은 변화하는 삶을 온전히 경험하고 발전시키며 나아가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으므로, 우리는 좋은 멘토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인문학적 질문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물론 그와 나는 요즘 흥행하는 mbti로 보았을 때에도 정 반대이고, 잘하는 것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우리는 오히려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것 같다.
아이들이 마음껏 질문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시도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