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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행복과 나의 행복은 달랐다

행복은 밥 한 그릇이다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은 큰 것에 있지 않다. 바로 지금 그대가 가진 것에 있다."


나는 행복을 멀리서 찾았다. 더 좋은 집, 더 많은 돈, 더 풍족한 내일, 그런 것들을 손에 넣어야 행복할 것 같았다. 그래서 늘 부족하게 느끼며 살아왔다. 하지만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내가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었다.


가족의 죽음과 경제적 문제가 있었고 한동안 산책을 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반려견과 산책을 나섰다. 찬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발밑에는 예쁘게 물든 낙엽이 보였다. 그냥, 그 순간 살아 있음이 좋았다.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따뜻해지고, "지금 참 좋다." 그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그저 평범한 휴일 아침 산책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느꼈다. 행복은 거창하지 않았다. 지금 숨 쉬는 공기 속에 따뜻한 밥 한 그릇 속에 소중한 사람 속에 있었다.


나는 늘 바쁘고 조급했다. 남들과 비교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부족한 나를 탓했다. 하지만 멈춰 서서, 오늘을 바라봤다. 이른 아침 커피 한 잔, 아내가 끓여준 된장국. 나를 반겨주는 반려견의 눈빛 그것 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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