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깨닫는 것들
“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가는 거야!
난 절대 배신하지 않아!
난 의리 있는 사람이야! “
지금 생각하면 참 치기 어린 마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한 게 맞고, 그 생각을 삶으로 증명하며 살려고 안간힘을 썼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모두 헛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까지 나를 다그치지 않아도 됐을 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은 있다.
어렸을 때,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는 계기는 참 여러 가지인 거 같다. 시간이 흘러 삶의 경험들이 다양해질수록 생각이 변하며 바뀌는 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고지식했던 나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던 거 같다.
그렇게 생각이 변하는 시기에 내 주변에서 나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들도 바뀔 수 있는 건데,
나는 왜 그토록 바뀌는 관계와 변할 수 있는 내 마음을 두려워했던 걸까.
사람 마음이 변하는 게 쉬운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이 변하는 게 잘못이 아닌 것을.
나는 변할 수 있는 마음들을 머리로 치열하게 붙잡으려 고군분투했었다.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인정받고 싶었던 걸까?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의 교만하고 오만한 생각이었던 거 같다.
그렇게 깨달아가며, 나는 관계에 들이는 힘과 에너지를 많이 줄이고 나의 마음과 감정을 존중해 주는데 조금 더 집중했다.
분명히 만났을 때는 서로 좋은 대화로 즐겁게 나누었다고 할지라도,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면, 다음에 또 만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너무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 최선이 상대방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 있다.
내게 너무 고마웠던 사람도, 앞으로도 쭉 함께할 거라고 자부해 왔던 관계도 정리될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없다.
내가 느끼는 마음과 드는 생각이 있다면 누가 뭐라 하든 나한테 만큼은 그게 맞는 거다.
그냥 내 생각이 변했고 상황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드는 마음이니깐.
나타난 결과에 이유를 명확히 정의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나의 성향이 감정과 마음에서 만큼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도 받아들여졌다.
내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난 뒤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상대방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것에 그렇게 속상하거나 슬프지 않았다.
’그럴 수 있지. 그런가 보다.‘
그냥 그 정도.
혹시 내가 마음에 안 드는 이유가 있는 건지 구구절절이 묻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생각이 점점 바뀌면서 나는 내스스로 나를 가두고 있던 틀 안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더 넓어졌고, 조금 더 유연해졌다.
삶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질적인 가치에는 단호함을 그 외의 비본질적인 것엔 유연하게.
참 변하기 쉬운 게 사람 마음이다. 내 마음이 그렇다.
변하지 않으려 좋은 사람이 되려 굳이 애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사람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마음과 감정에 정답이 있진 않으니깐.
내게 있는 변화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려고 한다.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