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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찬묵 Oct 03. 2015

싱어송라이터, 아이들과 감정나눔을 시작하다 - 6.

노래는 감정나눔의 그 자체

  아이들은 이 수업을 무작위로 배정되어 왔다고 했다. 그래서 사실 감정나눔이란 것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친구들이었고, 막연한 "음악"에 대한 흥미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수업은 아이들에게 남아있는 음악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자극해주고 싶었다.


 저번주 수업에 아이들과 감정노래 추천곡 활동을 했었는데, 한 가지 느낀 것은 중학생 아이들에게는 빅뱅과 자이언티가 최고라는 것. 총 12개의 추천곡 중 6곡이나 차지한 그들이 내심 조금 부러워지는 대목이었다. 이들은 미디어에서 항상 이슈되는 팀으로서, 아이들이 음악을 접하는 보편적인 과정에서, 미디어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이 음악을 접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즐기는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편식으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시간은 좋은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을 아이들과 이야기 해보고 다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1. 사실, 노래라는 게 감정나눔의 그 자체인데 아이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을까?




 노래라는 것은 감정나눔의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보면 추천곡으로 두 번 선정되었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들어볼 수 있다. 만나보지도 않았던 자이언티가 느낀 양화대교에 대한 기억, 감정을 여지없이 노래를 통해 느껴볼 수 있다. 아이들은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그의 진실성에 마음이 움직였고, 감정을 나눔 받았다. 나에게도 성산대교에 대한 이런 기억이 남아있는데 듣는동안 그때의 나를 반추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루를 마치고 버스로  집에 가는 길에 이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을 느껴보지 않았을까?



2. 누군가의 음악을 듣고 "좋다!"라고 느껴지고 말하는 데에는 어떤 개인적인 기준들이 있을까?

아이들은 답했다.

"퍼포먼스, 외모, 멜로디, 신나는 것"

아이들은 생각보다 노래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 보이는 모습과 흥겨운 리듬을 좋은 음악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이런 대답에 사실은 적잖이 많이 놀랐다. 나와 그리고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일까. 나의 학창시절 때에도 물론 동방신기 같은 아이돌도 차트 1위를 많이 했었지만 이적 김동률 같은 싱어송라이터나 이수영, 김범수 같은 보컬리스트의 음악도 지금보다 더 많이 이슈되고 1등을 차지했던 시대였다(요즘은 보컬리스트나 싱어송라이터의 차트1위를 보기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노래 자체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 아니, 어쩌면 남자 중고등학교여서 다른 것이었던 걸까?. 어쨌든 많은 의아함이 있었지만 뉴미디어 시대에서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저런 기준은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좋은 노래에 대한 나의 기준은 오래전부터 감정/발성(=악기사운드)/테크닉이라고 생각해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도 좋지만, 그 밑바탕에는 감정이 꼭 중심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감정/발성이든 감정/발성/테크닉이든 감정/테크닉이든 아니면 오로지 감정만 있든 말이다. 그래서 그것에 따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을 골랐고, 이번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편식을 깨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영상 자료 Link >

Jessie J -  Flashlight
Jessie J - titanium + bang bang
제이레빗 - happy happy things
제이레빗 - 요즘 너 말야
신민아 - 즐거운 나의 하루


 결국 '좋다'라는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이지만, 그것에 대한 기준은 참으로 개인적이다. 그 누구에게도 음악에 대한 기준을 강요할 수는 없으나, 더 많은 음악을 좋은 음악이라 느끼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면, 내 주변에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과도 더 풍부한 감정나눔을 활발히 경험할 수 있는 받침돌이 될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아이들과 감정나눔을 시작하다 - 6. 

기록 끝





아래 사진은 쉬는시간에 아이들이 자진해서 나와 친구들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다. 참으로 아이들 실력에 놀랐고, 친구들 앞에서 그것도 교탁에서 치는 것이 참 어려웠을텐데 용기내어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

쉬는시간에 일어난 피아노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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