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주홍 Jun 28. 2024

고백




여행을 다녀오면 공허하기도 하고 일상이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번 제주 여행은 전자에 가까운 느낌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침묵이 계속되어도 편안한 친구들과 세상 고민없이 지낸 이번 여행은 내게 좋은 영감들을 주었다. 난 제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친구들이 놀러오니 내가 아는 좋은 장소를 알려주었다. 그럴때마다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란 불안이 있었지만 대부분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친구들 중 10년동안 못본 동생이 있었는데, 마지막 공항에서 인사할때 즐거웠다는 얘기를 나에게 해주었을땐 정말 다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다행이었다. 


그 동생과 연은 10년 전 교회로부터 시작된다. 그 동생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나는 아버지가 목사셨기 때문에 항상 같이 주일학교에서 예배를 보고 어디 놀러가기도 하고 했는데. 그 동생은 티를 내지 않았지만 교회에 나오기 싫고, 지루하다라는 표정이 티가 났었다. 나도 아버지가 목사님이였기 때문에 티는 내지 않았지만 억지로 아이들을 챙기려는 행동이 강했었는데. 그 애를 오랜만에 처음 공항에서 봤을때 지루해했던, 혹은 좋지 않았던 표정들이 기억나서 굉장히 미안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때 더욱 챙겨주려고, 뭐라도 더 해줄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자아가 형성될 시기에 난 목사의 아들로 살아야했다. 행동 하나하나 더 나아가 생각을 억압받으며 말이다. 그래서 현재 26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그 애와 계속 얘기를 했을때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그 애는 공부를 한다고하고 교회를 안 나갈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자아가 온전히 형성되어 자존감 혹은 자신감이 있었다. 


사실 솔직한 감정은 그 애를 좋아한다. 하지만 쉽게 사랑에 빠지는 나는 이것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하지만 그 애가 계속 생각나 힘들었던 이번 여행이었다. 인내할 줄도 알아야한다. 그동안 그애 없이 잘 살아왔지 않은 가? 현재 시기는 나를 가꾸고 내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하 하는 상황임을 안다. 그렇기에 더 악착같이 그 애 생각을 부정하고 지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