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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ez partager! 2024 파리올림픽 포스터

예술 이야기 

Venez partager! 소장 욕구 100% 자극 아이템, 2024 파리올림픽 포스터 


2024 파리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림픽이니 스포츠 경기가 당연히 메인이지만 전 개막식 퍼포먼스를 더 기대하고 있긴 합니다. 이번 올림픽은 메인 포스터부터 색달라 개막식에 대한 기대감을 훨씬 더 높여 놓았는데,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가자와 사치코의 <Dyslympics, 2680>과 비교해서 보면 좀 더 느껴지는 게 많을 거예요, 이 포스터는 유토피아적이라.   

2024 파리올림픽 공식 포스터 출처: https://olympics.com/en/paris-2024/the-games/the-brand/iconic-posters

올해 3월 초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공개된 파리올림픽 포스터 이미지는 기존 올림픽 포스터의 제작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호불호가 있긴 하겠지만,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 두 올림픽을 구분하지 않겠다는 평등의 뜻으로 두 올림픽의 포스터를 합친 것도, 올림픽 엠블럼·상징 등과 경기장으로 활용될 문화 명소들과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담겨있는 것도 저는 좋더라고요. 올림픽 오리지널 포스터가 갖고 싶단 생각이 처음 들었는데, 현재 분절 포스터만 판매 중이고 가로 5m, 세로 4m의 원본 이미지의 포스터는 공식 사이트 및 판매처에서도 살 수 없습니다. 

(왼) 2024 파리올림픽 포스터 (오) 패럴림픽 포스터 출처: https://olympics.com/en/paris-2024/the-games/the-brand/iconic-po

2024 파리올림픽(33회)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유럽에서 12년 만에,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입니다. 그만큼 이번 파리올림픽에 거는 자국민들의 기대가 적지 않을 텐데,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남녀 선수 출전 비율을 50 대 50으로 맞추는 등  평등 정신이 강조된 올림픽이기도 하고,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 시설이 아닌 센(Seine) 강변에서 개막식이 열릴 예정이라 세계인의 관심도 크죠. 


사실 센 강에서의 개막식이 결정된 후 2019년 프랑스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파리의 오랜 명소인 센강 일대 노천 서점  ‘부키니스트(bouquinistes·중고 서적상)’ 900여 곳 중 500여 곳을 철거하겠다는 외신을 들었을 땐 아주 마뜩잖았어요. 개막식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와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등 다방면의 고려 때문이었겠지만 누군가의 터전과 일상의 랜드마크가 일회성의 행사 때문에 사라진다는 게, 올림픽 정신에 맞는 조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행히 그 방안은 철회되어 현재의 부키니스트는 앞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왼)올림픽대회 조직위 누리집 (오)1940년대 센 강의 이에나 다리 근처에서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모습/AFP 출처:https://www.chosun.com/spo

여담이긴 한데, 2002년 첫 유럽 여행에서 만난 센 강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본 환상 때문에 더 그랬겠지만 냄새나고 더러워 그 주변을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정도였죠. 한강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땐데, 한강은 거기에 비하면 양반이더라고요. 

근데,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 때는 센 강에서 7종의 수영 경기를 치렀다고 해요. 오염이 심해져 1923년부터 입수가 전면 금지된 거고요. 센 강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약 2조 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정화 작업을 거쳤고, 작년에는 몇몇 경기도 치렀으니, 이번 올림픽 때 보면 알겠죠, 수질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진. 2025년부턴 센강 중심부 생 루이 섬이 바라보이는 4구 일부와 파리 서쪽 15구, 동쪽의 12구 일부에서 일반인 수영도 가능할 것 같다는 보도도 있었으니, 분명 이전과는 다른 센 강을 만날 수 있겠죠.  


포스터 얘기를 이어갈게요. 6개월간  2천 시간 이상 들여 완성된 이 포스터를 그린 예술가는,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위고 가토니 (Ugo Gattoni, 1988)입니다.  파리 태생으로, 프랑스의 유명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이너로도 유명합니다. 2017년 서울 압구정 에르메스 도산파크 공사 당시  메종의 6개 윈도에 일하는 말의 다양한 모습을 공개했고, 양일간 라이브 퍼포먼스 작업도 선보였죠. 

출처: https://www.jungle.co.kr/magazine/26008, 보그 https://www.vogue.co.kr/2017/06/02/%EC%98%A4%EB%9E%9

가토니는 2013년부터 에르메스와 협업합니다. 그가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며 출판한 책 『자전거(Bicycle)』 속 일러스트를 보고 에르메스 쪽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냈죠. 그렇게 첫 협력작인 ‘히포폴리스 Hippopolis’ 스카프가 세상에 나왔고, 이후 까르띠에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과 상품 디자인부터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스카프, 진짜 예쁘네요~ 구입을 했어도 저는 아까워서 쓰지 못하고 액자에 넣어 걸어뒀을 것 같아요. 히포폴리스 디자인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검색해 보세요.(진짜 귀엽습니다 ㅎ)   

Hippopolis 출처: https://www.instagram.com/ugogattoni/p/9ky0ZwPpMN/, https://soldart.com/blog/ugo-gatt

그는 신화에서 영감을 받고 주로 꿈속 캐릭터를 화면에 옮기며 비현실적인 세계를 묘사하는 드로잉 작업을 한다고 해요.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색감이 화려하며 대형 작품에도 디테일이 세밀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림 곳곳에 작은 글씨로 적어 넣어 빈 곳이 없도록 작업하는 것도 그의 작업 스타일 중 하나고요. 그 모든 작업 스타일을, 파리올림픽 포스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터는 연필과 물감 등을 사용한 100% 수작업의 결과물이라 더 특별하고요. 

2024 파리올림픽 포스터 세부 이미지 출처:https://olympics.com/en/paris-2024/the-games/the-brand/iconic-posters

파리올림픽 포스터는 작가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린 상상도입니다. 화면에는 에펠탑,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같은 랜드마크와 54개의 올림픽 및 패럴림픽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죠. 센 강에서 이뤄질 개막식을 상상할 수 있는 장면들과 2024 파리올림픽에 새롭게 추가된 브레이크 댄스,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스케이트보드, 서핑 4개 종목 선수도, 올림픽 엠블럼 오륜기와 장애인 올림픽 엠블럼 ‘아지토스 Agitos’, 메달과 표어, 장애인 올림픽의 전신 ‘스토크 맨더빌 Stoke Mandeville’ 대회 당시 모습 등도 포스터 곳곳에 배치돼 있고요. 물론 프랑스 국기나 앵발리드 군사 박물관 지붕 십자가처럼 주요 상징물들이 생략되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작가에 의해 재창조된 도시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이니 정치적인 해석이 굳이 붙을 필요는 없겠죠. 이 안에 담긴 것 역시 누가 봐도 "프랑스"를 대변하니까요.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굿즈 및 포스터 출처: https://shop.olympics.com/en/paris-2024/mascot-collection/t-3466224229+c-2

올림픽 3대 정신인  'CITIUS, ALTIUS, FORTIUS - COMMUNITER(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 - 함께)'도 포스터 중심이 되는 다이빙대에, 공식 마스코트 프리주(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진 프리기아 모자에서 영감을 받음)도 8곳에 보일 듯 말 듯 담겨 있으니 맑은 눈으로 하나하나 찾아보세요. 그러다 보면 아마 저처럼 오리지널 이미지를 소장하고 싶단 생각이 더 들 겁니다. 오르세미술관에서 공개된 원작을 봤어야 했는데, 그건 정말 아쉽네요. 

2028 LA 올림픽 포스터 관련 출처: https://la28.org/en.html, 네버레스홀리다

어떤 게 최종본이 될진 아직 모르겠지만, 다음 하계올림픽 장소인 LA28의 포스터도 공개 중입니다. 여기도 예술적 감각이 드러나는 콘셉트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홈페이지를 이 모든 걸 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먼저 살펴봐도 좋겠죠. 포스터 작업에 참여한 작가 중 한 명인 스티브 해링턴의 작품은 현재 진행 중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 STEVE HARRINGTON : STAY MELLO>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7월 중순까지 진행되니 참고하세요.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인 건 맞지만, 역대 올림픽 개최 기록을 보면 원하는 만큼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진 못했더라고요. 보도에 따르면 그나마 수익이 났던 올림픽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9억 달러), 1996년 애틀랜타(3억 달러), 2000년 시드니(7억 달러) 올림픽 세 곳이고, 나머지 올림픽들은 다 마이너스였어요. 특히, 2020년 도쿄 올림픽은 -300억 달러,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은 -57억 달러, 2012 런던 올림픽은 -52억 달러,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43억 달러, 1988 서울 올림픽도 -28억 달러의 손해를 봤죠. 그리고 이 손해는 공공물가와 동반 상승해 자국민들의 일상생활을 퍽퍽하게 했고요. 


국제 행사 개최로 경제적 이득이나 커다란 홍보 효과를 보는 시대는 지난 듯한데, 파리올림픽 개최 비용은 약 80억 유로(약 12조 원)로, 유치와 개최에 약 32조 원을 쏟아부은 2020 도쿄 올림픽의 3분의 1 수준이고, 같은 저탄소·친환경 대회로 치러진 2012 런던올림픽(약 16조 원)보다도 25%가 적은 금액이라 100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가 130여 년 올림픽 역사상 ‘최고 흥행작’이자 ‘흑자대회’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우리도 관심 있게 지켜보면 좋겠죠, 어떻게 치러질지, 이후의 파리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질지. 우리나라도 올림픽을 유치한다... 어쩐다... 하는 말이 들리니까요.  참고로 파리올림픽의 흑자 대회 전략 핵심은 경기장 신축 최소화 및 기존 시설 활용 등의 개최 비용 줄이기라고 합니다. 

1988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와 공식 엠블럼 출처: https://olympics.com/ko/olympic-games/seoul-1988

끝으로, 1988 서울 올림픽 포스터와 마스코트 호돌이도 기억해 주세요. 올림픽 상징 마스코트는 1960년 로마 올림픽부터 만들어졌다는데,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역대 마스코트 중 그래도 호돌이가 제일 좋습니다. 상모 모자의 "S"라인은 정말 매력적이죠. 호돌이 말고 호순이도 있었다는데 본 기억은 없네요.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역대 최소인 200명을 밑도는 선수가 출전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저, 모든 선수분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기만을 바랍니다. 

다치지 마시고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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