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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기쁨

by 다이앤선생님

작가가 되면 어떤 점이 가장 좋을까?

독자의 사랑, 아니면 통장에 쌓이는 인세?

둘 다 좋지만 사실 가장 좋은 건 출판사 편집자님과의 인연이다.

나의 원고를 가장 잘 알아주고, 잘 되길 가장 많이 빌어주는 분들이라 늘 감사하다.


벽 보고 글을 쓰는 작가는 길을 잃기 쉽다.

가끔은 스스로 보기에도 창피한 글을 마구 써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멀리 돌아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편집팀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세상에는 한 작품에 인생을 걸만큼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쓰는 작가도 있지만

나처럼 일단 쓰고 보는 작가도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일단 쓰고 편집자님께 물어본다.

편집팀에서 회의를 거쳐 진지한 피드백이 올 걸 알면서도 덩크슛을 날리듯 일단 원고를 냅다 보낸다.

당연히 이런저런 지적이 들어오지만, 혼자서 백번 고민하는 것보다 편집팀에서 한 번 봐주시는 게 더 값지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는다.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작가들 사이를 비집고, 실력이 부족한 내가 꾸준히 책을 내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번 명절에는 편집자님께 선물을 받았다. 하나는 창비에서 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울북에서 온 것이다.

쿠키와 차. 예상치 못한 찰떡궁합!

창비와 함께한 지 벌써 3년이나 지났다. 그렇게 오래된지 몰랐는데 이번에 문득 알게 되었다. 매번 정성스럽게 손편지까지 써주셔서 항상 감동받는다.

창비 선생님들은 비평가의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작가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해 주셔서 든든한 지원군처럼 느껴진다.

이 느낌이 뭔지 다른 출판사 작가님들도 아셔야 하는데! 나만 알아서 아쉽기만 하다.

(작가들이 선호하는 출판사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울북은 아직 작품 출간 전인데도 선물을 챙겨주셨다. 작품은 4~5월쯤에 출간될 예정이고, 주요 도서로 밀어주시겠다는 말씀을 들었다. '우주여행'이라는 소재가 흔치 않고, 캐릭터가 트렌디하게 잘 뽑혀서 널리 읽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편집자님의 따뜻한 정성과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이번 설은 작가로서의 기쁨을 누리는 명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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