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이 또 나왔습니다.
저희 교감선생님께서 "누군가는 평생 한 번 낼까 말까 한 책을 여러 권 내시네요"라며 당황해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솔직히 책 쓰는 게 제일 쉬웠습니다. 힘든 학생을 가르치는 것 또는 학부모 민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책 쓰는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작가들의 노력을 가볍게 여긴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담임교사로서의 책임과 무게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겁고 과중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책 쓰는 일이 항상 즐겁기만 한 건 아닙니다.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스트레스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쓰지 못했다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게 분명합니다. 창작의 욕구가 높은 편이라 무언가 쓰거나 그려내지 못하면 하루하루가 무료하고 지루하게 느껴졌을 테니까요.
제가 책을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써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작년부터 아무런 책도 쓰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가족사를 겪으며, 남은 가족과 함께 여유 시간을 보내는 데 썼습니다. 펜을 들 힘만 남아 있어도 글은 언제든 쓸 수 있으니 여유롭게 지내고자 합니다. 그래도 그간 브런치에 너무 뜸했던 것 같아서 독자님들께 인사도 할겸 출간 소식을 알립니다.
'구슬 도사 고미호'는 무려 3년을 기다린 책입니다. 창비에서 내고 싶어서 출간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책을 바로 내는 게 목적이었다면 창비와 작업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책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출판사라서 역시나 너무 좋았고, 오랫동안 함께해 온 편집자님이 계셔서 마음이 항상 든든합니다.
'우주로 냐왕'은 아울북과 만든 첫 책입니다. 그림도, 편집도 다 만족스러워서 정말 좋았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 나사의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주제로 삼고 있어 이 책도 해외로 수출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똥꼬발랄 고영희'는 3권까지 나와 있는 상태이고, 출판사에서 종합장 사은품까지 만들어주셨습니다. 작가로서 뿌듯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달콤 짭짤 코파츄'는 대만판이 나왔습니다. 일본판은 아마 올해 안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태국 수출 제의도 들어와서 태국판으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나올 책들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책이 무사히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