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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려면 이렇게 쓰세요.

글감 찾기보다 더 중요한 것

by 다이앤선생님

출간 제안을 받았다. 아무나 찔러보는 흩날려라 컨택은 아니었다. 이따금씩 강연이나 글쓰기를 제안하는 무성의한 메일이 오곤 하는데, 그런 메일은 딱 봐도 복사 붙여 넣기를 한 냄새가 폴폴 나서 귀신같이 알아볼 수 있다. 다행히 이번 제안은 작성자의 정성이 느껴지는 제대로 된 제안이었다.


이번 제안은 동화가 아닌 교양 도서이다. 나를 아는 독자들은 과학 지식서인가 싶겠지만 놀랍게도 친구 관계에 관한 인문 교양책이다. 예를 들어 '상처 주는 친구에게 슬기롭게 말하는 방법'같은 책을 생각하면 쉽겠다.

아마 교육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내 전문 분야라서 나도 쓸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쪽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교육인플루언서들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있는 분야이다. 나는 사실 유명세가 없는 작가이기 때문에 먼저 제안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제안이 온 까닭은 무엇일까.

이유는 명확했다. 딱딱하기만 한 교양 도서를 '유쾌하게 써달라'는 거였다.

나는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맞아. 책은 글로 승부를 보는 거지.


그동안 잊고 있었다. 결국에는 글이 재미있어야 오래오래 사랑받는 책이 된다. 나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한 전문가들이 많겠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과 내 글은 주제가 같을지언정, 다른 문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글을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만의 글 스타일이 있다는 것은 내게 큰 자신감이 된다.


그러니까 작가가 되려면 자신만의 글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글 스타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따뜻하고 다정하게, 힐링이 되게, 눈물이 펑펑 나도록, 냉정하면서도 예리하게 등이 있을 것이다.

한 번 콘셉트를 잘 잡으면 그 이후부터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어떤 글을 써달라고 요청이 온다.


어떤 콘셉트를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베스트셀러 작품을 무작위 하게 읽기보다는, 어떤 작가 한 명을 롤모델로 잡아서 그 사람의 작품을 쭉 읽어보길 바란다. 작가마다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더 빨리 알게 된다.


사실 쓰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머뭇 거리던 분야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제는 써보려고 한다.

책은 결국 글로 승부를 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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