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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맘혜랑 Nov 15. 2024

삐딱함을 넘어, 수용하는 자세로

비틀어 생각하는 것과 삐딱함의 경계에서(100-12)

한때 나는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창의적 사고의 본질이라 믿었다. 조금 비틀어 생각하는 것이 발상의 전환을 불러일으키고, 단조로운 관점에 새로운 색을 덧입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시각을 탐구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려는 열망은 나를 새로움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삐딱함’이 어느새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세상을 좀 더 수용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른다운 태도라는 믿음에 이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가 나의 사고가 굳어가는 신호일까, 아니면 나이 듦에 따라 자연스레 찾아오는 너그러움일까? 어느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담아내는 그릇이 넓어진다"라고 했다. 이는 비판의 시선이 자라나면서도, 그 비판을 너그럽게 품어내는 포용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어느새 나도 젊은 날의 삐딱한 시선보다 세상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노년의 지혜는 불화를 초월하여, 그 다름을 온전히 품고자 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삐딱함을 내려놓는 것은 나의 자아가 가진 좁은 틀을 허물고, 세상을 좀 더 넓고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다. 이제 나는 그 너른 시각이 나의 창의성을 더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결코 창의성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통해 배운 깊이와 관용을 통해 더 깊고 풍부한 창의성을 끌어내는 일이다.


삐딱함을 넘어서려는 시도는 결국 나의 인생을 더욱 여유롭고 관대한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이제는 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는 자세가 창의성의 진정한 원천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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