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 인스타 키우면서 느끼는 점

SNS 키우기 어렵다 참

by 타미

인스타그램 나와박(na_wa_park) 채널을 키운 지 1년 하고도 8개월이 되었다. 본업은 아니지만, 본업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요새 나와박 채널을 키우면서 드는 생각들 몇 가지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1.우리 채널은 무슨 채널인가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원래는 나와박 채널은 여행, 데이트 계정만 올리는 채널로 시작한 게 맞다. 우리가 다른 커플들에 비해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또 오래 만났으니 여러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니 여행, 데이트 코스 정보를 소개하는 채널을 만들었었다. 그렇게 이색 데이트 코스 소개로 작년에 팔로워도 꽤 빠르게 모았고, 나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일단 우리는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여행이나 데이트를 많이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콘텐츠 공수에 한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채널과 어떤 차별점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정보의 양도 다른 채널에 비해 적고, 그렇다고 정말 숨겨진 스팟을 잘 찾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사진이나 영상미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여행, 데이트 정보만 주는 채널로는 우리 채널은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사실 여행, 데이트는 우리가 촬영하면서도 가장 즐거워하는 분야 중에 하나다. 그리고 여행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동경하는 나로서는 놓기 힘든 부분이었다. 물론 아직도 여행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한구석에 있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채널의 차별성을 위해 우리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가치관과 생각에 대해서 말을 했다. 그렇게 해서 최근에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가 '우울한 여자친구 데리고 경주 여행 가기'였다. 조회수가 30만 이상 나왔다. 사실 만들면서도 긴가민가 했는데, 조회수가 잘 나왔다. 그리고 고무적인 건 댓글도 많이 달렸다는 거다.


그렇게 여자친구를 쉽게 감동시키는 방법, 여자친구와 러닝을 같이 하면 좋은 점 등 좀 더 여행 데이트 정보를 벗어나 우리의 생각과 스토리를 버무린 릴스들을 올렸다. 중간중간에 여행, 데이트 코스도 같이 올리면서.


그러면서 우리는 도대체 무슨 채널이고, 우리는 어떤 크리에이터인가 하는 고민이 계속해서 따라왔다. 내가 광고 주는 클라이언트라고 하더라도 우리한테 광고 연락을 주기 쉽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채널이 뭐 하는 채널인지 모르겠으니까.


하지만 요새 확실하게 결론을 내린 부분은, 당장 팔로워 수를 많이 늘리는 것보다 기존 팔로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들을 팔로워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여행을 가더라고 그 여행지가 궁금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간 여행지가 어디인지 궁금한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의 이야기를 더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우리 이야기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2. 콘텐츠를 만들면서 나, 너, 우리에 대해서 깊게 고찰하게 된다


나와박을 운영하면서 나와 진형이, 그리고 우리에 대해서 계속해서 곱씹게 된다. 우리는 어떤 커플일까, 우리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리의 강점은 무엇일까,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오히려 이 부분은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나는 나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회피하곤 했었는데, 어쨌든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계속 생각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우리의 공통점에 대해서 계속 생각한다. 어쨌든 나와박은 개별적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대화하고 노는 걸 좋아한다.

우리는 같이 영화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는 남자가 더 다정하고 가정적인 편이다.


이렇게 우리의 특징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진형이가 나에게 꽃을 사주는 릴스나 요리해 주는 릴스들을 만들었다.


요새는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돌아보았다.


우리는 적은 돈으로 결혼식을 올리려 한다.

우리는 아직 사회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래서 '무일푼 커플', '돈 없이 결혼식 준비' 이런 것도 키워드로 잡아야 하나 이 부분도 고민 중이다. 우린 같이 여행하길 좋아해서 여행 크리에이터를 처음 목표로 잡았으나, 지금은 확장하고 변화하는 단계에 서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할 것 같다.


3. 유튜브를 해야겠다


최근 진형이와 나와박 회의를 하면서 릴스 올리는 횟수를 줄이더라도 유튜브 롱폼을 주에 1개씩은 올리기로 했다. 우리 딴에는 꽤나 큰 결심이었다. 릴스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시간도 꽤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어서,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의 숙제와도 같은 유튜브를 하반기에는 집중하기로 했다. 주 1회씩 꾸준히 올린다고 유튜브가 꼭 성장하리란 법도 없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을 올리는 이유는 좀 더 길고 깊이 있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서이다. 그리고 롱폼은 찐팬을 만들기 가장 좋은 콘텐츠 중 하나다.


숏폼 만드는 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숏폼도 계속해서 만들겠지만, 하반기에는 롱폼에 집중해 볼 작정이다. 메인 채널이 유튜브가 되고, 인스타그램은 소통 창구로 가져가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 인스타그램 채널이 1.9만까지 키워져 있으니 솔직히 재밌고 할 맛이 난다. 유튜브는 이제 시작이니 재미가 없어도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끼 많고, 예쁘고 잘생긴 크리에이터들을 보면서 내가 크리에이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종종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난 콘텐츠 만드는 작업을 꽤나 즐기는 것 같다. 솔직히 고민하느라 머리는 아픈데 재밌다. 재미가 없었으면 이것도 오래 못했을 것 같다. 근데, 재밌는걸. 사람들과 dm이나 댓글로 소통하는 것도 재밌다. 나름 적성에 맞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