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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에 춤추는에세이스트
Feb 19. 2024
바르셀로나, 춤, 그리고 나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52일째
여전히 자신감은 충만한 채로
아직 콘텐츠, 취업, 춤수업 열기
어떤 것도
그닥 시도하지 않는 중
통장 잔고는 진짜로 메말라 가는데
이렇게 마음이 여유롭고
이렇게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니
여전히 매일 먹고 싶은 걸 먹고
듣고 싶은 춤수업을 들으며
탱자탱자 재밌게 놀며 지내고 있다.
이 지속되는 여유로운 기분과 행복은
스페인이란 국
가적 환경에서 오는가,
여기서 만난 친구들에게서 오는가,
어디서든 먹고 살수 있다는 나의 생존능력에서 오는가?
중요한 건 매일같이 나를 향한 많은
인정의 말들이 들려와서 참 감사하다.
얼마전 열린 스낵&댄스 파티에서
프리스타일 시간이라 그냥 용기를 내서
춤을 췄는데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주고
너무 멋지다고, 가슴에 와닿았다고
수업열면 꼭 들으러 가겠다고
나에게 여러번 여러번
엄지척과 가슴에 손을 얹고 감동받았다는
표현을 해주어 참 감사했다.
외국어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어떻게 1년만에 그렇게 스페인어로 잘 하냐고..
특히 너처럼 완전히 다른 언어권에서 온 사람이
1년만에 이렇게 스페인어 잘 하는 건
드문 일인 것 같다며,
너 정도 스페인어면 취업을 해도 어디든 하고
수업을 해도 얼마든지 한다는 말을
대부분,, 아니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통해 듣는 중이다.
그냥 한명이라도 '아직 좀더 언어능력을 길러야겠네요..'
라고 말하지 않아서 더 나를 자신감 과잉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솔직히 춤에만 오롯이 헌신하며 살아온 인생은 아니었다.
전혀 아니었다.
춤만 추기엔 세상에 재밌는게 너무 많고,
누리고 싶은것도 많다.
나는 한눈도 잘 팔리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라
묵직하게 한 길을 꿋꿋히 걸어가는 걸 잘 못 한다.
그러지 않기를 선택했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공부도 한 거고,
콘텐츠 제작도 배우게 된 거다.
그럼에도 춤을 정말 오랫동안 사랑하고,
지금도 매일 처음같이 사랑한다.
매번 출 때마다 행복하다.
단 한순간도 몸을 움직이는 그 순간이 질리거나
별로였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매번 출 때마다 새롭고, 재밌고,
더 잘 하고 싶어진다.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원하는 만큼 돈을 벌게 되면서 진짜 자신감도 많이 찾고
너무 좋은데
술을 마셔도 클럽에 놀러다녀도 스트레스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근데 넌 이미 너만의 탈출구가 있잖아.
춤이라는..
언제든 춤으로 풀어낼 수 있잖아.
나는 나만의 탈출구를 아직 못 찾겠어.
그렇게 보면 너는 참 이른 나이에 너만의 탈출구를 찾은 거지"
춤을 만난 이후로 지금까지 늘 춤과 함께 하며
많은 시간을 지나 함께 성장하고 성숙해왔다.
유럽에 오고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이들과 어울리며
함께 춤추며
조금씩 나만의 춤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겠단 자신감도 생겨온다.
당연히 찾아가겠단 생각이 든다.
한국에선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던 것이
이곳에 오니 훨씬 더 자연스럽게 되어지는 느낌이다.
매번 춤을 배우고 춤을 통해 받는 것만 생각해왔는데
이젠 춤을 통해 무얼 나눌까.. 그동안 많이 시도하고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여기까지 와서 나는 더, 무엇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
질문하게 된다.
내게 춤수업을 열어달란 친구들의 말과
KPOP에 열광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움직임
수업도, KPOP수업도 다 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돈도 돈이지만,
사람들을 통한
나의 필요를 찾고 싶다.
필요한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것을 통해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좋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나아가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나의 여행은 0에서 시작이 아니라,
콜롬비아를 다녀온 그 경험치와 외국어능력,
그 마지막 순간에서 다시 시작된 것 같다.
남미를 떠나 한국에 돌아가기 정말 싫던
그 애틋하고 기분좋은 느낌,
삶에 자신감이 더 넘쳐서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때 그 기분으로 이 곳 스페인의 삶을 시작하는 것 같다.
(물론 첫 2-3주는 적응이 힘들었지만
춤수업 듣자마자 좋아졌다.)
역시.. 그냥마냥 돌아다니는 여행은
내가 하고 싶은게 아닌 것 같다.
내 할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해야 어딜 가도
즐겁고 재밌는데
내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여행은 내게 아무런 영감을 주지 않는다.
그 "나의 일"이란 어떻게든 계속 춤을 추고,
그 춤을 추는 일상을
계속 콘텐츠로 만드는 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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