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 )이다.
이제, 슬슬 간절함을 찾는 여행을 마무리 지을 때다.
간절함.
이 여행을 하기 전까지,
고백하자면, 간절함과 절박함의 차이를 몰랐던 것 같다.
여행을 끝마치고 기차에 오르면서 생각에 잠긴다.
내가 이번 간절함을 찾는 여행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간절함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이나 마음 씀씀이가 더없이 정성스럽고 지극하다.
절박하다는
어떤 일이나 때가 가까이 닥쳐서 몹시 급하다
두 단어의 공통점은
'상황'이지만
차이점은
'대응 방법'이다.
하나는 상황에 매몰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박함은 상황에 끌려다닌다.
반면 간절함은 상황을 의미 있게 만들어 내가 주체자가 된다.
절박함은 상황의 결과가 중요하지만, 간절함은 상황의 과정이 중요하다.
<감수성 수업(정여울)>이란 책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문학평론가 롤랑 바르트의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을 떠올릴 때가 그렇다. 바르트는 상투적이고 전형적인 이미지를 스투디움, 가슴을 찌르는 충격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푼크툼이라고 명명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간절함이야 말로 인생의 푼크툼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 여행 중에 만났던,
황룡사 9층 목탑지, 수많은 무덤, 박물관 속 불상과 이름 모를 탑, 문화유산, 먹거리, 굿즈 등은
사실, 나의 간절함이 깃든 것들이었다.
1박 2일의 만남을 위해
나는 한 달을 준비했다.
그리고 간절하게 기다렸다.
정성을 다해 책을 읽었고,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노력했다.
폐사지의 돌들을 만지며, 삶을 음미했다.
돈을 모아 고대하고 고대했던 굿즈를 사며 흐뭇해했다.
뜨거운 햇빛에 굴하지 않고,
내가 가고 싶은 첨성대, 계림, 내물 마립간 무덤, 교촌마을, 월정교를 돌아다녔던 것은
이런 간절함의 발로였던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내 얼굴과 등 뒤의 땀방울은 찝찝함이 아닌,
내 노력의 결실이었다.
간절함.
그것은 어쩌면
내가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게 만드는 동력이 아닐까?
내가 내 삶을 이끌어 간다는 그 방향성이 주는 설렘과
그 노력의 땀방울이
나를 더욱더 나답게 만다는 것은 아닐까?
경주 여행이 끝난 지도 2주가 지난 지금도
내 가슴은 뛴다.
간절함이란 단어를 생각할 때마다 경주가 생각나고,
내 삶의 방향성을 바라보게 된다.
간절함!
내 삶 속 간절함의 순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글로, 굿즈로 기록을 남기며
새로운 간절함을 찾아 현실이라는 여행지를 갈 준비를 해본다.
2024년의 후반기,
나의 삶 속 새로운 여행지와 테마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