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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숙한 영미샘 Mar 24. 2023

제3문화 아이들, TCKs

외국생활의 이점과 어려움

Third Culture Kids (TCKs)


A child who accompanies parents into another culture, usually for a career's sake. This person spends a significant period of time in developmental years outside the parent's passport culture.


제3 문화 아이들이란 부모님의 직업적 이유로 부모의 여권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성장 기간 중 상당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칭하는 단어




1970년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의 사회학자인 Dr. Ruth Hill Useem 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인도로 떠나게 됩니다. Dr. Ruth는 직업적 이유로 모국을 떠나 인도에 일시적으로 정착한 사람들이 인도의 문화와 각 개인 모국의 문화가 섞인 제3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현상에 매료를 느껴 이를 Third Culture, 제3문화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First Culture(제1문화)는 개인의 모국을 뜻하고, Second Culture(제2문화)는 개인이 현재 살고 있는 호스트 국가를 칭하며, 이 두 개의 문화가 오묘하게 섞여 있는 것을 제3문화 즉, Third Culture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후 미국 사회학자인 David C. Pollack과 Ruth Van Reken, 두 명의 학자가 이 개념을 확장시켜 Third Culture Kids, 줄여서 흔히 TCKs라고 부르는 제3문화 아이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용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TCKs라는 용어가 학생들을 다 커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존재합니다. TCKs는 부모들의 직업적인 이유로 나와 있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이기에 주재원, 선교사, 군인, 외교관 등 다양한 직업군의 자녀들이 모두 해당됩니다. TCKs는 그들 만이 공유하고 느끼는 특별한 점도 있지만, 또한 그들 만이 겪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익히며 자라요.


TCKs 들 만의 이점

1.    넓은 세계관 – 대부분 TCKs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관계를 맺어 가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자연스럽게 넓혀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고방식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협상을 하는 기술이 향상됩니다.


2.    전 세계로 퍼진 인적 네트워크 – 해외 어느 나라에서 살든 TCKs 상당수 학생들은 국제 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부분이죠.


3.    다양한 언어 구사 – 본인의 모국어를 포함하여, 세계 공용어인 영어, 살고 있는 현지 언어,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는 제2외국어를 통해 적게는 2개 언어에서 많게는 4-5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4.    뛰어난 적응력 - 부모님의 직업으로 인해 나라를 옮겨 다니면서 카멜레온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옮길 때마다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 관습 등을 재빠르게 익히고 맞추어 살아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5.    다양한 정체성과 회복탄력성 - 본인의 모국, 현재 살고 있는 나라, 이렇게 해당 문화 사람들을 만나거나 환경에 처해질 때에는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문화적 정체성을 바꿔 생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다양한 변화들을 겪어 나가며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회복탄력성도 발달하게 됩니다.


장점도 많지만, 힘든 점도 있어요.


TCKs 들 만의 어려움

1.      익숙하지 않은 모국 문화 - TCKs 들은 넓은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 반면, 정작 본인 모국 문화에 있어서는 뉘앙스를 잘 캐치하지 못하는 등 문화, 관습적 지식이 다른 사람들보다 서투를 수 있습니다. 모국을 떠나 오랜 시간 해외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문화적 다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이로 인해서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2.      고통스러운 현실로 인한 트라우마 – TCKs는 보통 사람들이 여행이나 책, 미디어로 접했던 나라에서 살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 이면에는 국가에 따라 그 나라만의 고통스러운 면도 보고 경험하게 됩니다. 가난에 고통받는 현지 주민들, 무능 혹은 타락한 정부기관, 자연재해, 전쟁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나라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미디어를 통해서 경험하는 것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트라우마 혹은 우울감에 고통받을 수도 있습니다.


3.      언어의 혼란 – 위에 장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보통 2개에서 많게는 4-5 혹은 그 이상의 언어들을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학업적, 사회적으로 발달이 지연되거나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 언어를 구사하지만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4.      뿌리 찾기 힘들어짐 - 주재원 혹은 외교관의 자녀를 예를 들어보면 짧게는 평균 2년에서 4년 주기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돌아다니게 되면서 흔히 국제 떠돌이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삶에서 오는 정신적인 혼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5.      정체성의 혼란과 해소되지 못한 슬픔 - 자아를 확립해 가는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오랜 기간 모국을 떠나 있게 되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들의 외모는 한국 사람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에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히 자리 잡기 힘들어지는 것이죠. 아이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은 현재 TCKs들이 겪는 어려움 중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또한 해소되지 못한 슬픔도 함께 따라옵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직업으로 인해 나라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내가 자주 만나던 친구들, 자주 가던 식당, 자주 걷던 거리들, 그 나라만의 날씨, 환경, 그곳의 냄새 등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슬픔을 들여다보고 슬퍼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아이들은 항상 해소되지 못한 슬픔을 마음에 묻고 살게 되고,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거나 회피하게 되는 일도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TCKs 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본 글은 Van Reken, R. E. (2010). Third Culture Kids. Elsevier Ltd. 636-643 을 일부 번역 및 참고하였습니다.


*본 글은 싱가포르 교민잡지 코리안 월드 2022년 11월호에 기고되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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