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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범 Apr 16. 2020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내 애인의 이성친구

Q.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부분 '예스'라 할것이다. 

내 애인에게 가까운 여(남)사친이 있는걸 알기전까지.


그렇다.

결혼에 시누이, 고부갈등, 장서갈등이 있다면

연애에는 남사친, 여사친이 있다.

미혼 남녀 10명 중 8명은 남사친 혹은 여사친과 연애를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2016년 6월

Q. 세상의 반이 여자, 남자인데 왜 서로 친구가 될 수 없죠? 

친구 사이에 남녀가 어딨어요?!


물론, 남녀 사이에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아래의 두가지 조건을 충족할 때 말이다.


조건 1. 단 둘이 만나지 않는다.

조건 2. 명분 없이 만나지 않는다.


*

그냥저냥 친한 대학동기 A가 있다고 가정하자.

나는 A와 단톡방에서만 연락하고, 3명 이상인 모임에서만 만나며 

따로 단 둘이 만난 적 없다.


그런 동기 A가 대학 강의실에 앉아 있는 여러분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A: 수업 끝나고 나랑 저녁 같이 먹을래?


나: 왜? (=내가 왜 너랑 밥을 먹어야 해?)


A: 저번에 조별과제했을 때, 네가 자료 조사하는 거 도와줬잖아. 고마워서. (=명분 제시)


나: 음... 알겠어. 그런데 B랑 같이 가도 되지? (=단둘이 있으면 어색하고 불편하니까.)


명분 없이, 단 둘이 자주 만난다?  

여기에  밤과 술까지 더해진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잠정적 연인 관계, 한마디로 '썸'이다.

예능 더로맨스도 남사친, 여사친의 '로맨틱한 만남'이란 타이틀을 걸고 있다//이미지 출처_JTBC

Q. 명분 없이, 단 둘이 만날 수 있는 게 친구 아닌가요?


A. 카카오톡을 한 번 열어보자. 아마 단톡방이 있을 것이다.

회사든 고등학교 동창, 대학 동기 등 여러 단톡방 중에서 

여러분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친한 사람들만 있는 단톡방을 살펴보자.


그 단톡방의 모든 이성 친구와 단 둘이 

아무런 이유 없이 만나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가?

시간과 돈까지 쓰며 본인의 여가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가?


만약 어떤 이성친구는 되고, 어떤 친구는 안 된다면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한번 잘 생각해보자.


친구사이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으로써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맘에드는 구석이 있어야만 성사된다.

우리는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는 친구를 하지 않는다. 이건 동성간에도 마찬가지다. 


그와중에 진짜 잘맞는 구석이 있거나 여러가지가 잘맞으면 더 연락 자주하고 '베프'가 되는데,

이성간의 친구사이일 경우에는 그 잘맞는 '작은 부분' 하나가 

언제라도 '이성으로서의 매력'으로 탈바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 둘이 자주 만나며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둘 중 한 명, 내가 아니라면 상대방이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왜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고 친구로 남아 있는 걸까?

그건 둘 중 한 명이 선을 그었거나, '친구'라는 포지션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친구라며 주변에 가까이 있으면서 연인이 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남녀 간에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편협한 생각일수도 있다. 

이성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한다면 친구가 못 될 것도 없다.


그리고 남사친, 여사친도 애인이 없을 때는 아무런 문제되지 않는다.

자기네들끼리 서로 친하다며 자주 만나겠다는데 누가 뭐라하겠는가?


단, 애인이 있음에도

"얘는 10년 동안 알고 지낸 내 남사친이야^^",

"얘랑은 벌게 벗고 있어도 아무런 일도 안 생겨 ^^" 와 같은 말로

여전히 자주 만나고 단 둘이 시간을 보낼 때 문제가 생긴다.


10년 동안 알고 지낸 친한 친구라는데, 

만나지 말라고 하기엔... 내가 속좁은 사람처럼 보일 것 같고 

단 둘이 만나는 것도, 데이트 중간중간 통화하는 것도 신경쓰이고.

여간 짜증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의 남사친, 여사친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둘 중 한 명에게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생겼다면 

그 친구를 따로 만나거나,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말자.


친구의 연애가 순항할 수 있도록 어느정도 거리를 두자.

그게 줄 곧 지칭해왔던 '친구'로서 할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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