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락 Mar 23. 2023

새벽 독서 모임의 바위

체계적인 독서 모임

매주 목요일 발행할 [독서와 일기 매거진]은 매일 새벽 독서를 하는 제가 모임에서 읽었던 책과 함께 하는 분들과의 토론에서 나온 소중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글입니다. 함께 하시는 선생님들의 후기까지 모아서 함께 발행할 계획이라 아주 많이 떨립니다. 이 소중한 글들을 독자들과 나누는 이 지면이 공감과 감동을 함께 느껴 보고 싶습니다. 후기 내용은 그대로 올리고 그날 느낀 생각을 간략하게 올릴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 오늘은 저의 이야기입니다.     


기존 독서 모임은 같은 책을 읽고 자기 의견을 말하는 걸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참여하는 독서 모임은 다릅니다. 매일 새벽 온라인으로 만나 그저 묵묵히 책을 읽습니다. 같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코칭을 통해 개인별 맞춤 책을 추천받아 읽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다른 책을 읽는 것이지요. 독서가 끝난 후 1시간가량 토론을 하는데 다른 책을 읽었지만 어떻게 모두 공감이 되고 연결되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매일 새벽 저는 뜨거운 감성과 함께 하는 지식의 장에서 저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8개월째 매일 새벽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저를 이렇게 규정해보려 합니다.

‘나는 바위다.’ 바위가 좋지 않지만, 나와 바위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바위처럼 나도 흔하디흔한 사람,

바위처럼 나도 그저 평범한 사람,

바위처럼 나도 관심 못 받는 사람,

바위처럼 나도 겉보기만 모진 사람,

바위처럼 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저입니다. 

그리고 바위처럼 저는 가끔 쉴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바위는 돌, 자갈, 모래보다 무겁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쓰임새를 가지고 있어요. 어디서, 어떻게 쓰일지는 모릅니다. 각자가 어디서든 그대로 잘 쓰이면 됩니다. 매끈매끈 반짝이는 수석(水石)을 원하지 않고, 더욱이 최고의 등급, 직분의 맨 윗자리의 수석(首席)도 아닙니다. 나는 가볍게 움직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내 자리를 잘 지키면서 내 안에 커다란 비상(飛上)을 꿈꾸는 바위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바위라 움직일 수 없어요. 하지만 가장 적합한 그 자리에 가고 싶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불편하고 내 자리가 아닌 듯 느껴집니다. 바위는 스스로 못 움직이지만, 자연의 풍파를 이겨내고 가장 적합한 자리를 항상 묵묵히 지켜냅니다. 나도 그렇게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지만 어디든지 나는 세상이 원하는 그 자리에 가 있을 것입니다. 바위는 비바람이라는 자연을, 나는 사람 환경이라는 자연에 의해 적합한 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바위는 자연 그 자체입니다. 바위는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해 자연에 의해 다듬어지고, 깎여지고, 마모되고, 편안한 쉼터가 되기도 하지요. 나도 세상 속에서 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연이 바위의 못난 모습을 바꿔주듯이 세상이 나의 못난 모습을 바꿔주기를 바랍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다듬을 필요가 있어요. 내 모습 중에 미운 모습이 있습니다. 가고자 하는 길이 힘들더라도, 내밀어 주는 손을 잡고서라도 성공으로 가고 싶어요. 유연하고, 가벼워지고 자유로운 사상을 갖기를 원합니다.     


바위도 특별함이 있습니다. 주변에 바위는 널려 있는데요, 그중에 흔들바위, 울산바위 불리면서 자신들만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똑같은 바위지만 특별하다는 겁니다. 크든, 모양이 특이하든 말입니다. 흔들바위는 아무리 흔들어도 흔들거릴 뿐 떨어지지 않고, 울산바위는 ‘울타리 같이 생겼다’는 설과 ‘우는 산’에서 유래했다는 그들만의 독특함과 유일함을 갖고 있습니다. 나도 바위처럼 세상이 나를 다듬되 절대 훼손되지 않는 나만의 것을 지켜내는 그런 바위이기를 바랍니다.     


새벽 독서를 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내가 말이 없고 무표정한지 몰랐어요. 그리고 나의 모습이 상대를 경직되게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비대면 줌 방식이 나를 알게 해 주었어요. 다수가 직접 대면하는 방법보다는 비대면이 편했습니다. 생각해보니 토론 형태를 힘들어했어요. 주목받는 부담감이 싫었습니다. 한편으로 인정받고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면서도 나는 부담스러워 싫었지요. 부정했지만 내 마음에는 항상 양극이 존재했고 모임은 조금씩 나를 보여주었습니다.     


매일 새벽 독서 모임에 참석한 지도 어느덧 8개월이 되었습니다. 1시간 읽고 10분 토론을 시작으로 어느 순간 토론이 1시간을 넘기고 있었어요. 자신이 읽은 책을 나누고, 현실을 깨닫고, 감동하고, 지적, 영적으로 성장하는 다른 사람들의 변화가 눈에 보였습니다.          


사람들의 지식은 혼돈에서 정리로,

사람들의 꿈은 허상에서 이상으로,

사람들의 의식은 관념에서 구체화로,

사람들의 언어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사람들의 성장은 정체에서 가속도로,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움에서 웃음으로,

사람들의 에너지는 약함에서 강함으로,     


프랑스 파리를 가려면 무조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면 되듯 꿈이 있는 사람들 속에 있으니 나도 덩달아 꿈이 생기고 정리로, 이상으로, 구체화로, 긍정으로, 가속도로, 웃음으로, 강함으로 함께 묻어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나를 바꾸고 싶어 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간절히 변화를 원하고 있었어요.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오래 했다면 ‘골프’였어요. 다른 사람에 취미라 불리는 춤, 노래, 음악, 미술, 영화 등 관심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저는 어디에 집중하고 살았는지 저도 제가 궁금합니다. 내 안에 들어와 채운 알맹이가 없어서 그야말로 속이 텅 빈 느낌으로 계속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제 속이 비어있으니 채우고 싶었습니다. 아니 채워야 했어요. 빈 곳이 많다 보니 인생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공허함이 계속 남아 있었나 봅니다. 비어있다고 생각해 대충 채우려고 하니 쌓이지 않고 물 흐르듯 마구 흘러내렸습니다.     


삶을 의미 있게 채우고 싶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서 구멍이 뚫려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변화를 시도하지만 실속 없는 빈자리, 

꿈꾸지만 자리 못 잡는 빈자리, 

글 쓰지만 늘지 않는 헛헛한 빈자리, 

채워도 채워도 흘러내리는 빈 잔처럼 목표도 없고 정처 없이 표류하는 지금껏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극복을 위해 체계적인 읽기와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철학책을 펼치고, 읽고, 이해하고, 생활에서 실천에서 그 경험이 모이면 철학적 사고와 철학적 글쓰기가 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것이 나에게 ‘부’도 가져온다고 믿었습니다.      


이 간절함이 나를 8개월째 새벽 독서 모임을 지켜내게 하나 봅니다. 8개월의 새벽 독서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것은 나만의 힘은 아닙니다. 새벽 모임에서 굳어 있는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 있는 나에게 동반자들은 기다려주고 있습니다. 아니 기다리다 못해 변화를 위해 노골적으로 도와줍니다. 여타의 모임이나 사람들에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이 느낌을 저는 표현할 능력이 없어 그저 아! 감탄사로밖에 표현이 안 됩니다.     


그들에게서 나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늘 잘한다고 이야기해주고 격려를 해 줍니다. 왜? 나를? 내가 뭐라고? 처음에는 입에 발린 소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진심이었어요. 이들은 서로를 늘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해줍니다. 참, 신기하고 아주 고맙지요. 지금 나에게 이 공간은 안정적이고 안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안합니다. 이 모임에서는 ‘못난 나를 드러내면 잘나진다’가 실제 실천됩니다. 내가 실수한다고 해도, 잘못한다고 해도, 어설프다고 해도, 무시나 조롱, 비난, 아첨, 거짓이 없습니다. 그저 나를 그 자체로서 사랑해줍니다.      


제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변했어요. 물론 책 읽어 내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통찰력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다소 늦다고 생각하지만, 그들 힘을 받아 빠지지 않고 묵묵히 바위처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일까요? 잘 모르겠어요. 집단의 힘은 맞습니다. 서로가 갈구하고 비슷한 처지와 경험과 체험에서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공간은 남다르다는 것이죠. 리더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도 해요.      


마지막으로 트와일라 파프가 생각이 납니다. 영화 <아마데우스>, <백야>에서 안무를 만든 세계적인 안무가입니다. 그녀는 “50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 운동 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비결이요? 눈 뜨자마자 택시를 부르는 일이었죠.” 다양하고 훌륭한 방법이 있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단순한 비결이지요. 나에게 새벽 독서의 꾸준함은 그들과 함께 하는 곳에 단지, 나는 앉아서 책만 펼쳤을 뿐입니다. 그런데 나에게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독서모임 #글쓰기 #책읽기 #바위 #새벽


혹시 저처럼 변화를 원한다면 책과 글쓰기로 성장하고 싶은 분을 이 공감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지담북살롱 : 네이버 카페 (naver.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