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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불 Jan 05. 2023

내 별 찾아 삼만리

이  글의 후속 편


하늘바다에 한참을 누워 반짝이는 별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저 별들은 어디서 온 걸까. 어쩜 저리도 반짝거릴까. 무엇을 말하고자 어둠이 사라져 가는 그 순간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별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몸을 일으키고 별에게 다가가기 위해 몸을 한 번 더 띄워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번에는 몸이 띄워지질 않는다. 발의 끝에 힘을 주어 더 힘차게 띄워보려 해도 소용없다. 왜 그럴까? 밤에는 몸이 띄워지지 않는 것일까?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이기에? 안된다. 난 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다른 장소에 가서 띄워보지만 소용없다.



방법을 생각해보다 달을 찾아본다. 태양이 가까이 있었듯, 달도 가까이 있을 테니. 여기저기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저쪽에서 달의 수레가 오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태양과 달리 달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달에게 달려가 안고 싶었다. 따스하게 느껴졌다. 달에게 다가가고자 하지만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내 마음을 아는지 달은 천천히 오고 있다. 밤의 차가운 기운에 의해 표면이 얼린 하늘바다에 나의 몸이 묶여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달의 수레는 나를 조심스레 담는다. 조심스레 달의 수레에 오르자 달과 함께 수레가 붕뜬다. 그렇게 어둠으로 가득한 이 공간을 온몸으로 누빈다. 내가 운전할 수만 있다면 저 별을 향해 위로 올라갔을 텐데 수레는 스스로 움직인다. 온 세상을 빙글빙글 돌면서 아주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그것은 아마 별들을 향한 배려일 것이다. 작은 별들 사이로 커다란 달이 들이닥치면 별들은 놀라서 우왕좌왕할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밤의 세계는 뭉개질 테니까. 그렇게 그들의 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밤의 여왕 달은 천천히 오른다.



별의 세계는 생각했던 것보다 촘촘했다. 아래에서는 큰 별들밖에 보이지 않아 눈동자 안에 10개 정도였는데, 위로 갈수록 별과 별 사이에 또 다른 별이 있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존재했다. 얼마나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을까. 큰 별들이 자기가 최고라며 굳세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작은 별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빛을 보내고 있었을까. 어쩌면 영원히 닿을 수도 없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질 수도 없는 관계인데도 말이다. 난 누구나 보는 별이 아닌, 누구나 듣는 별의 소리가 아닌, 누구나 느끼는 별의 기운이 아닌, 어느 누구도 듣지 않지만 온 힘을 다해 외치는, 어느 누구도 관심 없지만 온 힘을 다해 마음을 보내는 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달의 수레를 타고 다니며 보이는 수많은 별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란하게 반짝거리며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별이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크고 너무 빛나서 가까이 가면 운행을 할 수가 없다. 난 달의 수레에 태워서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는, 지구에 있었을 적 만나고 싶었던 그 별을 보고 싶다. 그래서 내 마음을 달과 이 우주에 맡겨 보련다. 

우주세계를 구경하며 별을 찾고 싶었지만, 이 세계는 별들이 너무 많아서 어떤 별이 내가 만나고 싶었던 별인지 도저히 찾아낼 수가 없다. 그 별이 이 별이고, 이 별이 그 별이다. 달의 수레는 내 말을 듣지 않고 홀로 수행하기에 이전에 만났던 별을 다시 만날 수가 없다. 아무리 지나가버린 별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도 달의 수레는 그러든가 말든가 계속 운행을 하기에 어떤 별이 내가 찾던 별인지 잘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별이 그 별이고, 그 별이 이 별이니 여간 쉽지가 않다. 마음만 복잡해질 뿐이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그냥 달의 수레에 누워서 눈을 감고 이 세계를 느끼며 나의 마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끌리는 곳, 나에게 계속 빛을 보낸 곳, 나를 계속 부른 곳, 그곳에 집중하다 보면 그의 기운이 가까워졌을 때 나의 마음이 반응을 알 테니. 그때 나의 심장은 두근거리며 '찾았다'라고 외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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