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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r 29. 2022

오은영이 아이와 대화하는 법

단호하지만 친절하다

그동안 금쪽이 프로그램 진행하며 스튜디오에서 생글생글 웃는 오선생님만 보다가

지난 금요일 3월 25일 밤에 방송했고 지금도 유튜브에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이지현씨 가족 3번째 편 방송에 나와서 실제로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시는데 감탄을 금할 수가 없어서 제가 느낀 것 좀 적어보고 싶습니다



1. 폭력을 쓰는 아이를 다루는데 폭력도 고성도 쓰지 않음.

아이를 체벌로 겁주면 잡기 쉽죠. 아이가 부모의 힘을 당할 수도 없고.

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사람간의 도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부모의 힘에 일단 굴복할 뿐인 경우가 많아요.

공포심에 주눅이 드는 거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매를 들면 아이도 나중에 사랑과 폭력이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박사님은 아이가 다칠까봐 제지를 할 뿐

힘겨루기를 하지 않고 오로지 단호한 말투와 인내심으로 아이를 안정, 준비시키네요.

이렇게 하는거라고 부모님들이 많이 책으로도 읽고 강의도 들으셨겠지만

실제로 이런 현장 보기는 쉽지 않죠.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저는 감격하면서 봤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폭력을 쓰거나 해치면 절대 절대, 절대 안되는 거야. 

-이걸 몰라서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학교폭력 저지르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요...-

사회구성원으로서 네가 꼭 이걸 배워야 해'

라고 가르치는데

말썽쟁이 애들을 잡으려면 체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일군의 사람들을 일축시키는 듯 했어요.

이렇게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2.  아이를 단정짓거나 비판하는 말을 하지 않고 그날의 행동과 배움-가르침의 틀로만 얘기함


오은영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너는 원래 이런 애야, 또 이러니? 이런 종류의, 아이를 라벨링하는 말이 전혀 없어요.

'엄마를 때리면 안되는 거야.'

원칙만 반복하고 아이가 배우면 된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고요.

엄마에게도, '오늘 이것을 가르치면 큰 장애물 하나 넘는 거'라고 가볍게 얘기하며

이런 육아는 장기전이고 매직은 없고 매일 매일 배우는 거라는 걸 암시하죠.


'완벽한 사람은 없고 모르면 배우면 돼.

알면서도 잘못하면 사과하고 다시 안하려고 노력하면 돼.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사고방식이 육아과정 전체에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끝내고 갈 때도

'오늘 착해졌네. 계속 엄마 말씀 잘 듣고 착하게 굴어'라고 막연한 얘기 하는 게 아니라

'오늘 중요한 거 배웠네 잊지마' 라고 작별인사하는 것도 정말 좋았어요.


3. 아이가 왜 오박사님에게 인사를 했을까.


아이를 단호하게 가르치지 못하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자기를 싫어하게 될까봐 단호하게 못하는분이 많아요. 

특히 분리불안이 있는 분들은 더하죠.

사람들은 오은영샘에게 아이가 혼났으니까 선생님에게 나중에 분풀이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그래서 헤어질 때 아이가 90도 인사를 하니까 놀라워했죠.


중요한 것은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라는 게 화를 내거나 때리라는 게 아니고

강한 권위와 통제력과 보호력을 가진 부모를 경험시키라는 거라는 겁니다.

그것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부모가 체벌로 가르칠 필요가 없는 거고.

적절한 화법과 인내심으로도 충분합니다.


여기 출연한 아이는 이제까지 부모의 권위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해본 듯 해요.

이렇게 자라면 자기 맘대로 하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자유를 마음껏 느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어서 속이 혼란하고 마음이 내내 불안하죠.

바운더리가 없으니 나가서 세상을 더 탐험할 것 같지만

사실은 무서워서 꼼짝 못하게 되는.


이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 거 모르겠지만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항상 자신을 보호하고 제대로 가르친다는 게 사실 얼마나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거든요.


4. 아이의 폭력에 대해 얘기할 때조차 아이를 보호한다


엄마를 때리는 아이는 삼강오륜으로 가르칠 수도 있고 인간의 도리 얘기하면서 훈육할 수도 있지만

오박사님은 이것도 아이를 보호하려는 방식으로 풀어나갑니다.


'네가 엄마를 때리면 죄책감을 느껴 네가 힘들어, 네가 힘들지 않게 하려는 거야.'

아이가 가해자이지만 사실은 제대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오묘한 상황을

어른이 아이를 가르치고 보호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이가 대중들에게서 받을 엄청난 비난에서의 보호

가해자로서 느낄 마음의 짐에서도 보호.

어른의 역할은 아이를 제대로 보호하는 거라는 것도 잘 보여주고 계세요.


아 정말 감동의 한시간이었습니다.

육아가 힘든 많은 부모님들이 이거보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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