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어디에나 있다.
인공 지능은 이미 우리의 삶 곳곳을 파고들고 있다.
살 게 생각나서 검색을 했다가 모든 인터넷 창이 내가 검색한 물건으로 뒤덮이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딱 한 번 검색했을 뿐인데 인터넷 사이사이 작은 창들마다 물건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어 당장 사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으르렁대는 것만 같다.
이는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이 적용된 결과로 콘텐츠 자체를 분석해 유사한 콘텐츠를 찾기도 하고, 유사성을 띠는 그룹을 찾아 추천하는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즉, 우리가 매일 하는 ‘검색’은 이미 인공지능의 영역인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추천 영상을 보고, 추천 음악을 누른다. 수많은 영상 중에서 내 취향에 맞는 영상은 수두룩하게 떠오르고 내 기분에 따라, 내 나이에 맞는 음악 목록은 저절로 생성된다.
가끔 헷갈리는 지식이나 단순한 계산 문제가 생각이 안 나면 ‘아리야’ 또는 ‘시리’ 하고 불러본다. 인식이 잘 되지 않아도 그 답이 신빙성 있는 답이란 걸 알고 있기에 재차 시도하게 된다. 아이들도 “심심해, 놀아줘” 같은 말을 던지고는 끝말잇기 놀이를 하거나 인공지능 스피커가 해주는 무서운 이야기를 끝도 없이 듣고 있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 주변의 인공지능은 아무런 이질 감 없이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신비로움을 등에 업고 그 영역은 점점 더 넓어져서 이미 자율주행버스가 시행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그림이나 글 등의 창작물은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리가 없다.
얼마 전‘ 한국의 20대 남녀’를 키워드로 인공지능이 그린 사진은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었다. 너무 상세한 설정이 오히려 의심을 샀고 목적을 가지고 의도한 그림이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미국에서는 작가 조합이 AI작가 도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창작은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훌륭했다. 결국 작가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시위에 들어갔고 시위는 승리로 끝이 났다.
여기저기에서 잡음이 생기기 시작하는 AI의 문제점은, 법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발전된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AI라는 말에 거부감을 가지고 기술 언저리에 발끝만 담근 채 찰방이고 있다.
그렇다면 AI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부터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닐까? 대표적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법도 익히기 힘든 노년층 말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지인의 아버님은 연세가 많으시다. 아버님이 방문한 가게에는 키오스크 기계가 있고 사람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느라 바빠서인지 매장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천정에서는 계속 배달앱에서 주문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울렸고 아버님은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결국 빈 손으로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했다. 지인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명만 내다봐도 되지 않냐며, 노인 분이 그게 먹고 싶어 가깝지도 않은 길을 혼자 나섰다가, 빈 손으로 오셔서 매우 속상해하셨다고 한다.
키오스크.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16비트 컴퓨터와 함께 성장해 온 나도, 내가 주문하는 키오스크 뒤로 다른 사람이 줄을 서면 불안한 마음부터 든다. 특히나 할인쿠폰이 있어 일부러 들린 햄버거 집은 주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할인쿠폰 스캔도 해야 해서 더 마음이 조급해진다. 하물며 여든 가까이 되신 노인분이 도움 줄 사람 하나 없는 매장에서 키오스크로 능숙하게 주문을 할 수 있을까 싶다.
나는 여기에 맞는 AI기술이 먼저 개발, 도입되었으면 한다. 키오스크에 인공 지능 기술을 더하여 연령과 성별을 인식하고, 주문을 쉽게 할 수 있게 돕는 기술이라면 노년층 뿐 아니라 다른 연령층의 환영도 받게 되지 않을까?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다. 탄성을 자아내고 놀라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실생활에 필요한, 좀 더 유용하게 쓰일 기술들이 먼저 많아지면 좋겠다.
*커버사진 : App Dream 을 이용한 ai 생성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