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자인 나는 자대를 졸업하고 자대에서 석사를 한 뒤 박사과정중에 있는 그냥 실험하는 많은 사람 중 하나다. 그런 나에게 학부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대학원을 갈지 말지 모르겠어요'였다. 가고 싶으면 가면 되고 가기싫으면 말면 되지 왜 나에게 그런 질문들을 할까 생각해보니, 내가 학부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중에 하나가 우리과가 공대가 아니기 때문에 과를 살려서 취업을 하려면 대학원에 가야한다는 말이었다. 그 말이 아직까지 어린 학부생 친구들에게 돌고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 시기에 고민하는 것은 다 똑같구나 싶기도 했다.
사실 내공이 낮았을 때의 나는 학부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왜 그렇게밖에 나는 대답을 해주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원을 애초에 가고 싶었던 사람이라서 대학원 진학에 별로 고민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답을 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공이 어느정도 쌓였다고 '생각'이 되는 지금은 후배들이 나에게 대학원 진학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면 반대로 내가 그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너가 하고 싶은게 뭔데?' 또는 구체적으로 '너는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 건데?'라고 되묻는다. 그러면 어떤 친구들은 바로 연구직이라고 말하고 어떤 친구들은 대답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연구직이라고 바로 말하는 친구들에게는 관련 직업을 하려면 석사학위이상을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학원 가는 것을 추천해주고는 한다(공대의 경우 학사학위만 있어도 연구직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반면에 자신이 어떤 직업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너가 잘하는게 뭔지, 못하는게 뭔지, 좋아하는게 뭔지, 싫어하는게 뭔지'를 생각해봤을때 하고 싶은 직업이 있느냐고 다시 한 번 말을 해주고는 했다. 그러면 이 친구들의 대답은 '잘 모르겠다'이거나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게 대다수였다.
'아니, 대학원 진학을 하냐 마냐랑 자신에 대해서 아냐 마냐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죠?'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은 진로를 결정하고 대학원에 진학을 한다고 하니 '아, 나는 어떻게 하지. 나도 대학원에 가야하나'라는 조급한 생각에 다른 사람들 따라서 대학원에 진학을 하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종종있다. 말 그대로 친구따라 강남가는 거다. '일단 대학원에 진학해서 졸업을 하면 연봉이 좀 더 높은 연구직에 종사할 수 있다고 하니 뭐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닌가', '그냥 2년 나 죽었다 생각하고 버티고 대학원 가자' 등등 이렇게 많이들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자신이 원하는 인생과 관련없는 일에 수천만원의 등록금과 젊은 청춘을 보내면서 그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요즘 시대 100세 시대라고 인생이 길다고는 하지만 실질 체감 속도는 빠르다. 겉잡을 수 없이 빠르게 시간이 흐른다. 그 시간동안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도전을 하기에도 시간은 빠듯하다고 생각한다. 도전을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성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정말 대학원에 진학을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금 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들여다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