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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YY May 31. 2020

[드라마]슬기로운 의사생활

-설레기는 하는데..언제까지 설렐 수 있을까

[드라마]

10. 슬기로운 의사생활

-설레기는 하는데..언제까지 설렐 수 있을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저마다 선명한 매력을 보여주며 설렘을 유발했다. 문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보여준 장치들은 다소 시대착오적라는 것이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선명한 셀럼포인트 1.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들

먼저 장겨울이 짝사랑한 안정원. 안정원은 누구에게나 호감일 수밖에 캐릭터다. 다정하고 선한 그는 늘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것을 가난한 사람과 나누려 하는 인류애로 무장한 인물이었다. 안정원이 갖춘 부와 능력은 이를 배가한다. 반할 수밖에 없다.


채송화를 둘러싼 두 사람, 이익준과 안치홍 역시 매력적이다. 이익준은 입학도 1등, 졸업도 1등이지만 노는 것도 잘했다. 재치와 센스까지 겸비해 완벽하다는 평을 듣는다. 안치홍 역시 육군사관학교 출신 의사다. 게다가 지고지순하게 채송화만 바라보는 '연하남'이다.


#선명한 설렘포인트2. 다정한 행동

이익순(곽선영 분)을 향한 김준완(정경호 분)은 '모두에게 차갑지만 나한테는 따뜻한 남자'다. 병원 내에서 성격이 나쁘기로 유명한 김준완은 이익순에 호감을 느낀 뒤 강원도로 달려갔다. 먼 거리도 단숨에 달려가는 적극성을 보인 것. 그뿐 아니라 아무리 바빠도 틈틈이 연락하고 다정한 애정 표현도 망설이지 않았다. '츤데레'의 정석이었다.



#구시대적 흐름1. 언제까지 '동의 없는 스킨십에 여자들이 설렐 것 인가


갑작스러운 안정원의 키스에 놀란 장겨울


가장 먼저 장겨울과 안정원의 키스신이 있었다. 장겨울이 안정원에게 고백하자 안정원은 키스로 대답했다. 그러나 고백은 '키스의 허락'이 아니다. 장겨울은 받아들였지만 이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장겨울은 안정원에게 지속적으로 마음을 표현해왔다. 게다가 둘은 수직 관계다. 장겨울이 안정원의 행동을 거절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의 키스신은 전혀 설레지 않았다.


채송화를 향한 두 남자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었다. 안치홍은 채송화의 마음에 자신이 없는 걸 알면서도 선물로 반말을 하게 해달라고 했다. 심지어 반말을 하고 난 후 어깨에 손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익준도 마찬가지였다. 채송화가 있는 속초에 찾아간 이익준은 고백한 후 채송화의 어깨에 양 손을 올렸다. 채송화의 어깨가 공공재도 아닌데 이들은 왜 이렇게 쉽게 손을 댈까.


#구시대적 흐름2. 여자 캐릭터들의 감정은 어디에?


채송화가 있는 속초에 찾아간 이익준

채송화는 두 남자의 저돌적인 고백으로 혼란스러워했다. 심지어 안치홍은 채송화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했다. 그러나 "반말을 하게 해달라", "속초에 따라가겠다"는 등 일방적으로 어필했다.


이익준과 안치홍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채송화를 두고 기 싸움하기도 했다. 회식 자리에서 안치홍은 이익준에게 채송화를 이성으로 느낀 적 있냐고 물었고 이익준은 있다고 답했다. 그 사이 채송화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채송화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익준은 채송화가 있는 속초에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추민하, 양석형 커플 사이에선 추민하의 호감 표시가 많았다. 그러나 감정은 양석형 위주로 전개됐다. 양석형이 주인공이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이익준-채송화-안치홍 사이에서 채송화의 감정이 부각되지 않았던 걸 보면.  


장겨울, 안정원 커플에서도 장겨울이 더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결국 안정원의 감정 서사에 따라 러브라인은 진행됐다. 둘의 마음이 통해야하니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장겨울의 섬세한 감정 변화는 담기지 않았다.


#구시대적 흐름3. 여자 캐릭터들의 행동은 또 어디에?

김준완, 이익순 커플은 이상적이었다. 마지막에 흔들리긴 했지만 시작부터 진행까지 달달했다. 그러나 이 사이에서 이익순이 하는 건 없었다. 김준완의 대시, 김준완의 다정한 행동, 김준완의 진지함이 주를 이뤘다. 이익순이 아니어도 될 정도로 이익순의 특성이 없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김준완의 캐릭터를 배가시키는 역할 밖에 못했다.



드라마는 드라마고 설렘을 위한 장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남성은 다정하고 적극적이어야 하며, 여성은 수동적이어야 한다. 두 성별 모두에게 답답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인식이다. 감동적인 에피소드와 설레는 러브라인으로 수많은 팬을 만들어온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이런 점을 보완해 더욱 사랑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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