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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상담사 이재익 Sep 05. 2020

감정의 통제와 표출

상담사로서 바라본 코로나19 시대 자화상

"I feel."
(영화 '이퀄리브리엄' 대사 中)




 얼마 전 영화 채널에서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 2002)"이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일 주연인 작품이며, 상담자로서 의미 있게 보았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인간의 감정' 즉, feeling 을 애타게 찾아 자유를 외치는 이들과 감정 유발자를 찾아 감정을 통제하려는 이들 간의 스토리이었습니다.


출처: Daum 영화



 심리상담사가 되기 전에 보았던 영화인데 상담사가 된 후 다시 영화를 본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인간은 참 복잡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생물체라 느껴졌습니다. 인간은 고도의 사고(thinking)를 하는 존재이지만 감정(feeling)을 자율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약물을 주입해서라도 감정을 통제하려는 일방적인 방식은 인간의 본연히 느껴야 하는 감정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인간의 모습과 이 영화에서 보게 되는 인간의 모습은 감정을 그려내는 방식이 비슷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감정의 통제'입니다. 뜻하지 않게 퍼진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지금 인간들과 같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든 활동에서 제한을 받고 있으며 서로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얼굴 표정으로는 읽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억눌러 있던 감정의 표출이 또 다른 감정의 통제를 더하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려하지 못하며 때로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무표정인 사람들과 현재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 그 순간 스쳐 지나가는 생각 없이 마냥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도 각자 느끼는 감정들을 통제하지 않으려고 하며 있는 그대로 감정들을 표출하려고 할 것입니다.


 지금의 코로나 19를 극복하고자 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필자는 영화에서 나오는 감정 유발자를 찾으려 다니는 이들이 바로 코로나 19로 느껴졌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즐거운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심지어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울과 불안을 느끼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감정을 느끼고 싶었지만 외부적인 상황에 의해 순수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시간에 라디오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친절함을 보여드려고 눈의 움직임으로 친절하게 응대한다고 합니다. 눈으로 어떻게 친절함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진심 어린 친절은 아닐 거라 알 수가 있을 겁니다. 행복한 얼굴 표정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감정들을 통제하여 인위적인 감정들을 표출하는 게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영화 대사에서 나오는 "I feel." , "사실 나도 감정을 느끼고 있어." 코로나 19를 대하는 우리들이 표현하면 좋은 말인가 싶습니다. "지금 코로나 19 때문에 나는 우울하거든, 불안하고 있어." 말처럼, 부정적이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감정들을 통제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들을 표출한다면, 주변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다만, 자신이 힘들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거나 이기적으로 대한다면 오히려 감정의 통제의 늪으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느끼고 싶지 않아. "I don't feel." 아니라
나는 이렇게 느끼고 있어. "I feel."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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