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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영 Oct 16. 2020

나만의 정체성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피플 매니저의 성장일기 (with. book)

유년기부터 20대 초중반까지 피아노 연주밖에 몰랐던 나. 피나는 노력의 끝은 현실과 타협이었다. 특출 나지 않은 연주 실력에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다른 길을 찾아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조직문화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조직문화의 길로 들어선 지 어느덧 4년 차가 되었다. 선배의 가르침 없이 혼자 닥치는 대로 일하다 보니, 정확한 커리어 방향이나 조직문화에 대한 나의 주관, 직업철학 등을 정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런 것이 필요한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표님 피드백을 통해 '나의 안일한 생각은 나를 낙오시킨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언제까지나 주니어일 수 없고, 특히 전공과 경력의 힘이 무력화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모른다', '알려달라'라는 무책임한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이후부터 내 머릿속은 매우 복잡해졌다. 나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주변에 물어볼 사람조차 없으니 더 막막했다.) 시니어로 가기 위한 문턱에서 자신감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SNS에서 내 심장을 쿡 찌르는 한 문장을 발견했다. '당신의 시그니처는 무엇입니까?'


홍보 문구에 꽂혀 구매하게 된 이항심 작가님의 <시그니처-자기다움을 만드는 7가지 심리 자산>은 나의 강점이 무엇이고 개선점은 무엇인지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기 객관화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려서부터 칭찬만 받아왔던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부정적인 피드백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 저자는 나만의 정체성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로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 관해 설명한다. 수행목표 지향성과 학습목표 지향성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실패는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경험일 뿐'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꼭 나에게 하는 위로의 말 같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실패해도 괜찮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자가진단] 실패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무엇일까?

 

1. 나는 나의 능력을 증명하는데 관심이 많고, 타인보다 더 좋은 평가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Yes or No)

2. 나는 어렵다고 느끼거나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일 또는 실패가 예상되는 일은 시도하지 않는다. (Yes or No)

3. 나는 실패할 경우, 자책하며 상황을 회피하려 한다. (Yes or NO)


위 세 가지 질문에 Yes라고 답한 부분이 있다면, 당신은 수행목표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학습목표를 지향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이 잘하는 것에 관심 두기보다는 어려운 과제를 통해 얼마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자책하며 상황을 회피하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는다.


정말 당연하게도 나는 수행목표를 지향하는 사람에 해당되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타인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이전에 해본 적 없거나 실패가 예상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요.


지금 와서 보니 이 말은 나의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나는 와르르 무너졌다. (스스로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 실패에 대한 나의 태도를 단순히 완벽주의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게 되었고, 성장과 발전을 위해 꼭 변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당신에게 일은 무엇입니까?

나에게 일이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먹고사는 일이라고 답했다. 먹고살려면 돈이 필요했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고, 이왕 하는 일을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직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실이었고 매우 현실적인 답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속을 채운 답이 이렇다 보니, 조직문화에 대한 나만의 주관, 직업철학은 있을 리가 없었다. 스스로 정한 방향성이 없으니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렸고,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넌 잘하고 있어, 넌 할 수 있어, 넌 잘 될 거야'라는 타인의 위로에 기대어 자신감을 얻으려 했다. 이제는 안다. 나만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 또는 사회 기준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 깊은 부분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체크리스트


1.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한다.

2. 왜 해야 하는지 목적과 목표를 설정한다.

3.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지 나열한다.

4. 나열한 경험을 하기 위해 어떤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지 상세히 정리한다.

5. (제일 중요) 당장 실행한다.




책을 읽으면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 내가 몰랐던 것을 알려주고, 이미 신경 써서 하고 있는 부분도 한 끗 차이로 다르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나의 실행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잘하지 못하는 글쓰기에 도전한다는 것 역시 나에겐 큰 결심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실행할 수 있었던 건 나의 성장과정을 기록하고, 생각 변화를 살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앞으로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나 나의 고민들을 적어보려 한다. 작은 시도들이 쌓이고 쌓여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났을 땐, 타인에게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직업철학이 생겨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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