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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방(메리크리스마스

by 모지선
2024_화가의방카드 10 copy.jpg 화가의 방 카드


화가의 방으로 만든 크리스마스카드영상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뉴이어!

모든 분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빕니다

이 그림은 2020년 ' 화가의 방 '그림을 다시 2024년 12월에 카드로 만들었다. 세상이 너무나도 살벌하고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12월이 오면 마음이 들뜨고 어릴 적부터 카드를 만들고 그린 습관으로 카드를 직접 만들기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 그땐 왜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는지... 교회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빨간 놀이 파링 색종이를 사다 고리로 이어 붙어 방안 창틀마다 늘어뜨리고 문방구마다 뒤져 이쁜 별과 방울을 사다 트리를 만들었다. 트리엔 꼭 하얀 솜이 필요하기에 엄마에게 솜을 달라고 졸라 나뭇가지마다 솜을 얹고 별을 달았다. 내가 살던 부산은 지독히도 눈이 안 오기에 하얀 눈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물감을 찍어 그림을 그리고 색종이를 잘라 카드를 만들고 이쁜 카드를 사러 문방구마다 뒤지고 다녔다. 서양풍경의 빨간 벽돌집 위에 흰 눈이 하얗게 쌓이고 루돌프사슴이 이끄는 산타클로스할아버지 위에 은빛 금빛가루가 뿌려진 멋진 christmas 글씨가 쓰인 카드를 사서 모으고 하얀 봉투에 넣어 식구들과

친구에게 주는 게 큰 기쁨이었다.

또 그땐 거리의 레코드가게마다 펫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징글벨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눈은 오지 않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노래를 부르며 소나무가지 위에 하얗게 앉은 솜 위에 매달린 금빛 은빛 별과 방울을 보며 친구끼리 모여 거리를 헤매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교회엔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예수 동박박사의 인형 속에 작은 불빛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장식들, 모두 가슴에 동화 같은 기쁨과 즐거움이 피어올랐다.

지금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우리 때와 같지 않은 듯하다..


이 카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카드 속의 방은 내가 22년 동안 그림작업을 하고 늦은 밤까지 글을 쓰던 나의 작업실이었다.

그 낡고 얼룩진 마룻바닥을 엄청 신경 써서 그렸다. 그물감이 얼룩지고 연필가루로 더럽혀진 마루가 나의 역사이기도 하기에... 오래된 나무로 만든 낡은 테이블엔 연필과 물감들이 흩어져 있고 언제나 한쪽에 캔버스가 수북이 쌓여있고 구릿빛 난로 속엔 장작은 빛을 내며 타고 있다. 양평의 길고 추운 겨울은 작업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길고 긴 겨울밤 마을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고 가끔 개 짖는 소리, 부엉이 우는 소리가 멀리서 들여온다. 그 속에서 외로움과 적막함은 나를 동화의 속으로 마법의 성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동화 속의 소설 속의 주인공은 언제나 외롭고 불우한 외톨이 아이이거나 수줍고 말이 없는 책벌레로 상상의 세계로 온갖 꿈을 꾸는 젊은이이거나 좋은 환경 속의 주인공이라면 갑자가 급격한 불행의 시련이 찾아오고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난 영화 역시 멜로물보다는 판타지를 무척 좋아했다. 작업실창밖을 안드로메다의 은하계로 설정한 것도 마술램프를 좋아하는 것도 모두 나의 그런 취향이기 때문이다.

2020년 전에는 몇 년 간 ' k-classic을 그리다'란 주제로 작업을 계속해오다 2020년 코로라로 갑자기 집콕 방콕의 시간이 시작되자 밖으로 향하던 나의 시선이 안으로 들어오고 평범한 늘 곁에 있던 나의 작업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방 한편에 큰 책장 속의 책들은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문과 같은 존재요. 내다보는 창밖은 늘 꿈꾸던 수많은 별들과 수많은 은하계가 존재하는 우주의 세계로 여겨졌다. 이어령선생님처럼 7m의 긴 책상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4~5m 되는 물론 여러 테이블을 붙여서 놓은 큰 컴퓨터와 노트북과 그리고 나의 애장품들 몽당 연필, 그레용등, 조그만 에펠탑 피라밑 소라, 어린 왕자책과 인형들, 미술관에서 산 모형 반가여레상, 기미인물형 토기 등등 나는 이것들을 나의 친구라고 부른다. 같은 방에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위안을 받는 존재이다 나는 그 방을 무척 좋아했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가 끝나면 늘 그곳에서 늦게 까지 나만의 세게에 빠져 살았다. 하지만 양평 다른 집 다른 작업실에 있지만 작업실은 설계, 인테리어 모든 것이 나의 취향 이자 22년간 정든 나의 생각의 고향이었다. 생각을 바꾸면 그 작업실은 을 영원히 나의 것이고 내 그림 속에 존재하며 내가 원하면 그곳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놓을 수가 있고 그 책상에 이 새꽃병을 놓을 수가 있다. 지금 크리스마스를 맞아 내가 그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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