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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란 Dec 24. 2021

김씨의 덕질일기 : 프롤로그


‘좋아한다’는 인식이 있을 때부터 언제나 누군가의 팬이었다. 정이 많아 최애와 차애가 차고 넘쳤다. 팬레터부터 UFO타운, 브이앱까지, 1세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세대에 걸쳐 덕질을 하고 있다보니 자잘한 정보나 이야기들도 많이 쌓였다. 주변으로부터 "아이돌하면 김00"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남몰래 뿌듯했다.


아이돌 덕분에 친구를 사귀고 공부를 하고 꿈을 키웠는데, 막상 자기소개서에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하는 류의 포장된 이야기들만을 늘어놓았다. 물론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속이는 기분이었다. 아이돌 보려고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 아이돌 노래를 제일 좋아하고 춤 따라추는 게 취미다 왜 말을 못하겠는지.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라지만 회사 면접에서 할 말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일코는 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작문 연습도 할 겸, 취직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한 번 솔직하게 해보자는 마음에 몇 편 써보려 한다. 


사실 예전부터 ‘나 정도면 아이돌로 글 써봐도 되지 않나?’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뭘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비평이나 분석은 자신 없고 누구 하나만 깊게 파기엔 나보다 더 진심이신 분들이 계셔서.. 그래서 그냥 내가 제일 잘하는 넓고 얕은 아이돌 이야기에 사적인 에피소드를 더할 예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처럼! (사실 제목도 '아무튼, 아이돌'로 하고 싶었는데 저작권 침해같아서 참았다. 그리고 글을 쓰는 도중 이 이름책이 나왔다. 참길 정말 다행이다.)


아직 이런 글조차 남에게 공개한다는 게 조금 많이 부끄럽지만 어차피 유명해질 가능성은 극히 적으니 부담은 내려놔야지. 어쩌다 이 글을 지나가게 되신 분들도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요. 혹시나 댓글을 남겨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답할 자신도 있으니 부디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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