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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헉슬리] 멋진신세계

문예출판사

by 첫둘셋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표시해둔 부분만을 옮겨 두었다. 나는 이 많은 부분들을 표시해두었고, 이것을 옮겨둘 수 있는 이유는 내 타자가 분당 700타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읽어도 핵심은 모두 요약되지만, 되도록이면 전권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멋진 신세계는 읽고 대화할 주제가 매우 많은 소설이다. 특별히 유토피아에 대해서, 진보된 미래 세계에 대해서, 인간다움에 대해서 그리고 천국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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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계급의 아이들은 회색 옷을 입고 있어요. 그애들은 매우 똑똑해서 우리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요. 나는 베타가 된 것을 진심으로 다행하게 여기고 있어요.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감마나 델타보다는 훨씬 훌륭해요. 감마 계급의 아이들은 바보스러워요. 그들은 모두 초록색 옷을 입고 델타 계급은 카키색을 입어요. 정말 나는 델타 계급 애들과는 놀기 싫어요. 그런데 엡실론 계급은 더 엉터리에요. 그애들은 너무 바보라서... -45p


마침내 아이들의 의식은 암시 자체가 되어버리고, 그 암시의 총계는 아이들의 의식 자체로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의식뿐만이 아닙니다. 성인들의 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생을 통해 그렇게 됩니다. 판단하고 욕망하고 결정하는 의식, 바로 그것이 그러한 암시로 구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암시는 우리 자신이 부여하는 암시인 것입니다. -47p


어머니, 일부일처제, 낭만. 분수는 높이 솟구친다. 힘차게 흩어지는 물은 거품까지 일으킨다. 충동의 출구는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나의 사랑, 나의 아기뿐이다. 이 전근대적인 인간들이 미치고 사악하고 비참했던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들의 세계는 유유자적한 태도를 허용하지 않았으며 건전하고 덕망이 있고 행복해지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어머니라든가 연인으로 인해서, 조건반사적으로 따를 줄 모르는 여러 가지 금기로 인해서, 유혹이라든가 고독한 회환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질병과 끝없이 고립화되는 고통에다 불확실성과 빈곤으로 인해서- 그들은 모진 감정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또한 강한 무엇을 느끼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들이 더구나 고독 속에서 희망도 없는 개인적인 고립 속에서 모진 감정을 반추하면서 어떻게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66p


차바퀴는 꾸준히 돌아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 회전에는 감시가 있어야 한다. 그들의 회전을 감시할 인간들이 있어야 한다. 축이 있는 바퀴처럼 견실한 인간, 건전한 인간, 순종하고 꾸준히 만족하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

울부짖는 소리-우리아기, 우리 엄마, 나의 유일하고 유일한 사랑 따위, 신음하는 소리-내 죄, 내 하나님, 고통의 비명, 열병에 걸려 내뱉는 중얼거림, 노령과 빈곤에 대한 한탄-그런 와중에 어떻게 그들이 차바퀴를 회전시킬 수 있는가? -67p


"안정이야." 총통은 강조했다. "안정이야. 이것이야말로 원초적인 필요조건이며 궁극적인 필요조건이야. 안정! 여기에서 현재의 모든 것이 탄생한 것이다." -68p


억제된 충동은 넘쳐흐른다. 범람하는 것은 감정이며 격정이다. 심지어 그것은 광증이다. 그 물살의 힘과 제방의 높이와 견고성에 좌우된다. 가로막지 않은 강물은 지정된 수로를 평온하게 흘러가서 평온한 행복에 당도한다. -69p


"욕망의 자각과 욕망의 충족 사이에 긴 시간적 간격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적이 있었던 사람이 있는가?" -71p


4년간, 매주 3일 밤, 1백번씩 반복한 말이다, 하고 버나드 마르크스는 생각했다. 그는 수면시 교육의 전문가였다. 6만 2천 4백 회의 반복이 한번의 진리를 만든다. 바보같은 것들! -74p


"행복감을 주고 마취시키며 유쾌한 환각증세를 일으키거든"

"자네에겐 일그램의 소마가 필요하겠는걸" -84p


"자, 이것이 바로 진보라는 것이야. 노인도 일하며 노인도 이성과 교합하며 노인에게도 시간이 없게 되었지. 쾌락으로부터 벗어날 여가가 없으며 잠시도 앉아서 생각할 시간이 없어졌지. 또한 불행히도 그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무의미한 시간의 터널이 입을 벌린다면 항상 소마가 대기하고 있는거야. 유쾌한 소마가 있지. 주말에는 반 그램, 휴일에는 일 그램, 호사스런 동방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이 그램, 달나라의 영원한 암흑 속에서 잠자고 싶으면 삼그램. 그곳에서 돌아오면 시간의 터널으 빠져 저쪽편에 와 있게 되는거야. 매일매일의 노동과 기분전환이라는 견실한 대지에 안착되는 것이지. 촉감영화로부터 다른 촉감영화로, 이 여자로부터 탄력있는 여자로, 전자 골프 코스로부터 다른..." -86p


"만인은 다른 만인을 위해 일합니다. 그 누구라도 없어진다면 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엡실론 계급조차도 유용한 것입니다. 엡실론 계급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만인은 다른 인간들으 위해 일합니다. 그 누구라도 없어지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112p


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버나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황홀한 표정에는 전율이나 흥분의 흔적이 없었다. 사실 흥분한다는 것은 아직도 만족하지 않았다는 표시인 것이다. 그녀의 황홀 상태는 극치를 맛본자의 조용한 황홀경이었고 공허한 포만이나 허무의 정밀이 아니라, 균형을 얻은 생명의 정밀이며 동시에 휴식과 균형을 이룩한 에너지의 정밀이었다. 풍요롭고 생명 있는 평화였다. -128p


"전혀 티끌만치도 이해할 수 없어요."하고 그녀는 어조를 바꾸어 계속했다. "그렇게 끔찍한 생각이 드는 순간에 왜 당신은 소마를 먹지 않나 모르겠어요. 먹으면 그런 생각을 말끔히 잊어버릴텐데. 비참한 생각은 가시고 흥겨워질 것 아녜요? 아주 흥겨울텐데." -138p


세상의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상자와 사랑스런 깨끗한 병 속에 든 아기들-더러운 냄새나 오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결코 외롭지 않고 이곳 맬파이스의 여름 축제 때처럼 늘 함께 살며 마냥 유쾌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곳에는 행복이 매일 계속된다고 설명했다...-195p


최종목적이란 현재의 인간 영역 밖에 있으며 인생의 목적이란 행복의 유지가 아니라 의식의 강화와 세련이며 지식의 확대라는 믿음을 심어 줄 위험이 있는 사상이다. 사실 그것이 옳은 생각인지도 모른다고 총통은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다. 그는 다시 펜을 들어 출판불허라는 단어 밑에다 두번째 줄을 그었다. 먼저 그었던 줄보다 더 두껍고 더 진했다. 그는 다시 한숨을 지었다. '행복에 대한 사색을 허가할 수 없다니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하고 그는 생각했다. -270p


"...사회의 불안정이 없이는 비극을 만들 수 없는 것이야. 세계는 이제 안정된 세계야. 인간들은 행복해.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단 말일세. 얻을 수 없는 것은 원하지도 않아. 그들은 잘 살고 있어.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도 격정이니 노령이란 것을 모르고 살지. 모친이나 부친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아. 아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연인과 같은 격렬한 감정의 대상도 없어. 그들은 조건반사 교육을 받아서 사실상 마땅히 행동해야만 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뭔가가 잘못되면 소마가 있지. 자네가 자유라는 이름으로 창 밖으로 집어던진 것 말일세. 자유라!" -336p


"물론 그렇겠지. 실제의 행복이란 것은 불행에 대한 과잉보상에 비하면 항상 추악하게 보이는 법일세. 또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안정이란 것은 불안정처럼 큰 구경거리가 될 수 없는 법일세. 따라서 만족하는 생활은 불행과의 처절한 투쟁이 지니는 매력이나 유혹과 투쟁이 지니는 장관이나, 정열 내지 회의에 의한 치명적인 패배가 지니는 장쾌함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야. 행복은 결코 장쾌한 것이 아니야." -338p


"우리는 행복과 안정을 신봉하네. 알파 계급으로만 이루어진 사회는 불안정하고 비참해지지 않을 수 없는 걸세. 알파 노동자로 채워진 공장을 상상해보게-다시말해서 좋은 유전인자를 지니고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책임을 떠맡는 일이 가능하게끔 조건반사적으로 단련된 개별적이고 상호연관이 없는 인간들로 채워진 경우를 상상하란 말일세. 그것을 상상해 보란 말일세!" -339p


"병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지. 하지만 우리가 우연히 알파로 태어나면 우리의 병은 비교적 큼직한 공간을 제공하지. 보다 좁은 공간에 머물게 되면 우리는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될 거야. 상류계급의 샴폐인 대용액을 하층계급의 병 속에 부어넣을 수 는 없는거야. 그것은 이론적으로 명백해. 하지만 실제로도 증명된 사실이야..." -340p


"...기술적으로 하층계급의 작업시간을 하루 세시간이나 네시간으로 줄이는 것은 간단한 일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네들이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아냐, 그렇지 않을거야. 벌써 일세기 반 전에 실험이 행해졌었지. 아일랜드 전역에 걸쳐 네 시간 노동제를 실시했던거야. 결과가 어떠했는지 알겠나? 다만 불안과 소마 소비량의 증가라는 결과가 따라왔었네. 단지 그것뿐이었지. 세 시간 반이나 늘어난 여가는 행복의 원천이 되기는커녕 그 여가로부터 어떻게 하면 도피할 수 있을까 하는 강박관념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말았단 말일세. 발명국에는 노동절약을 위한 계획이 산적돼 있네. 수천가지의 계획서가 작성되어 있단 말일세." -343p


"의무는 의무야. 자신의 기호를 타진할 여유가 없는 것이야. 나는 진리에 관심이 많네. 따라서 과학을 좋아하네. 그러나 진리는 위협적이고 과학은 공적인 위험물질이야. 이제까지 유익했던 것만큼 위험한 것이야, 과학은 역사상 유례없이 안정된 균형상태를 가져다 주었지.... 그러나 과학이 이룩한 성과를 과학 자체가 망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거야. 따라서 과학연구가들의 연구범위를 조심스럽게 제한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야.... 당면한 급박한 문제 이외의 문제를 과학이 다루는 것은 허용될 수 없어. 당면한 문제 이외의 연구는 필사적으로 억압되고 있는 실정인 셈이지." -348p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자신도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만들지 않았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지고의 권위를 갖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 아니다. 우리는 신의 소유물인 것이다. 문제를 이렇게 보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 아닌가? 우리는 우리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슨 행복이 되며 무슨 위안이 되는가?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이들은 모든것을 자기들 멋대로 하고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것, 눈앞에 보이는 일 외에는 일체 생각하지 않는 것, 계속적인 확인 혹은 계속적인 기도, 자신의 행동을 타인의 의지에 지속적으로 조회하는 따위를 번잡스럽게 여겨 생략하는 것-이런 것을 훌륭한 행위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들도 모든 인간과 마찬가지로, 독립이란 것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것은 부자연스런 상태이며-잠시 동안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안전하게 우리를 끝까지 이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355p


"인간은 늙는다. 따라서 노년에 수반하는 쇠약, 무기력, 불쾌감 같은 어쩔 수 없는 느낌을 자신 속에서 체험하게 된다. 이런 느낌을 느낄 때 인간은 단순히 질병에 걸렸다고 상상하며 이런 고통스러운 상태는 무슨 특별한 원인이 기인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공포심을 달래면서 이러한 상태도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듯 곧 탈피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것은 바보같은 상상이다! 그 질병은 노령인 것이다. 노령이란 무서운 병이다. 인간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종교를 찾게 되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죽은 뒤에 일어날 것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내 자신의 경험이 안겨 준 확신에 의하면, 그러한 공포나 상상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종교적 감정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저절로 성장하는 경향이 있는 실체인 것이다. 격정이 진정되고 공상과 감수성이 이전보다 흥분되지 않고 또 자극적인 경향을 잃어감에 따라, 우리의 이성은 그 활동에 있어 침착하게 되고, 전에는 심취되고 말았던 상상이나 욕망이나 기분전환 등에 의해 흐려지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종교감정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서 신이 마치 구름 뒷편으로부터 나오듯 자태를 드러내게 된다. 우리의 영혼은 모든 빛의 원천을 느끼고 보고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것이다. 왜냐하면 감각의 세계에다 그 생명과 매력을 주었던 것이 우리로부터 새어나가기 시작하고 현상세계가 이제 내부로부터 그리고 외부로부터 인상에 의해 지탱될 수 없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우리는 영속성이 있는 무엇,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무엇- 다시말해서 실체, 절대적이면서 항구적인 진리 같은 어떤 것에 의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신에게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종교적 감정은 성질상 그것을 경험하는 영혼에게는 순수한 것이고 매우 행복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여타의 손실을 우리에게 보상해 주는 것이다." -356~7P


"문명의 잘못이라고 부르게. 신은 기계나 발달된 의약품이나 보편적 행복과는 양립할 수 없는 걸세. 자네도 선택을 해야하네. 우리의 문명은 기계과 의약품과 행복을 택한 것일세..." -359p


"어떤 위치로부터 타락시킨단 말인가? 행복하고 열심히 일하고 상품을 소비하는 시민으로서 인간은 완전무결해. 물론 자네가 우리의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을 택한다면 인간은 타락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러나 일관성이 있는 기준을 고수해야 하네. 전자골프를 원심식 범블-퍼피의 규칙을 적죶하여 진행시킬 순 없네." -362p


"문명은 고귀함이나 비장함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일세. 그러한 것은 정치적 비능률을 나타내는 징후일 뿐이야. 우리처럼 적절히 조직된 사회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고귀하고 영웅적이 될 기회란 있을 수 없는 걸세. 그러한 계기가 발생하기 전에 여건이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가 되겠지. 전쟁이 일어나거나 어느 쪽에 충성을 맹세할지 몰느느 경우이거나 저항해야 할 유혹이 있거나 쟁취하거나 방어할 사랑의 대상이 있는 경우-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틀림없이 고귀함과 비장함도 어떤 의미를 가질 거야. 그렇지만 오늘 날엔 전쟁이 없단 말일세.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최대의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일세. 어느 쪽에 충성을 맹세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조건반사 훈련이 되어있단 말일세. 또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대체로 매우 유쾌한 것이며 여러가지 자연적인 충동은 모두 자유롭게 만족되기 때문에 저항할 유혹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만일 불행한 우연으로 인해 어떤 불쾌한 사태가 일어나면 까짓것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도피시켜 줄 소마가 항상 준비되어 있네. 분노를 진정시키고 적과 화해시키고, 인내하고 수난을 참도록 하는 소마가 있다 이말이야. 옛날에는 대단히 어려운 노력을 거치고 오랜 수양을 쌓아야 겨우 도달되는 미덕이었지. 그러나 이제 반 그램짜리 두세알만 삼키면 그러한 수양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일세. 이제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따네. 그러니까 덕성의 반은 적어도 병 속에 지참하고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야. 참회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도 기독교 정신을 터득하는 것-그것이 소마의 본질일세" -363~4p


"이곳에는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366p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3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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