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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멈 Jan 21. 2020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전에 1

그냥 무작정 만들면 나중에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

Q.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목적이 무엇일까?

A. 취업하려고요.


자세하게 말하자면, 

(내가 싫어하는 업무는 최대한 피하고) 내가 원하는 공간을 다루고 내가 원하는 업무를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1. 내가 원하는 일과 공간을 다루는 회사 직원들이 > 나의 업무 관심사를 알고

2. 디자인을 풀 때 사용하는 방식대로 > 관심 산업분야에 대한 리서치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된다.


1. 관심사를 파악한다.

1. 나는 어떤 업무를 좋아한다.

ex. 콘셉트가 강한 걸 하고 싶어, 다양한 기능이 있는 시설이 재미있어 등 > 설계 분야에 따른 구분이다.

리서치, 콘셉트 단계, 도면 설계단계, 렌더링 등 > 설계 단계에 따른 구분이다.

2. 나는 어떤 걸 잘한다.

ex. 도면이 참 꼼꼼해. 배경 리서치가 논리적이야. 콘셉트가 특이한데 일리가 있어.


사람에 따라 잘하는 걸 더 하고 싶어 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걸 더 하고 싶어 할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본인이 정하는 게 좋다. 반드시 잘하는 걸로만 방향을 잡지 않아도 된다. 미래의 프리츠커상 수상자 정도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경력자 눈에는 '대학생 치고' 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어차피 신입에게는 못해도 어휴 수고했어 잘해도 어휴 수고했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2. 설계 분야를 고른다.

관심사를 파악했다면, 이제 산업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물론 회사마다 디자인 방향성이 다르다. 그러나 그걸 다 고려하기엔 세상에 회사가 너무 많다. 개괄적인 설계 분야를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디자인 방향성과 어떤 분야가 맞는지 알아본다. 그 후 그 분야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어떤 데가 있는지 알아보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3. 내가 원하는 회사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본다.(디자인만 고려한다는 전제로)

디자인만 두고 봤을 때, 어떤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지 확인한다. 대부분의 회사 홈페이지는 사진 위주로 설명되어 있겠지만 대지 위치, 관련 기사를 바탕으로 형태를 보면 아 이걸 이렇게 푼 건가?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어차피 본인 주관적인 해석이니 어떤 식으로 풀어나갔는지 상상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도 도움이 된다. 혹 관련 기사나 인터뷰로 디자이너의 공간 설명이 있다면 읽어보는 게 좋다.


4. 그 분야의 설명방식을 알아본다.

어느 정도 공통점을 찾아낸다면 내가 원하는 설계 분야의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 프로세스를 주로 이용하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1. 대지에 따른 분석으로 진행하는 방식

2. 타깃에 따른 분석(라이프스타일 포함)으로 진행하는 방식

3. 유행하는 스타일을 프로젝트에 접목하면서 진행하는 방식(공사장 갬성, 럭셔리 등)


5. 축하합니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설명할지 감을 잡으셨겠네요. 어떤 프로젝트를 앞에 둬야 할지도요.

한 가지 첨언하자면, 이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내용은 본인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뒤집어 말하면, 본인이 지원하는 어떤 회사의 직원도 본인보다 포폴을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너무 솔직해지지 않아도 된다. 만약 좀 더 나은 설명방식이 있다면 바꿔서 써도 되고, 더 나은 렌더링이 있다면 교체해도 되고, 심지어 (너무 시간 잡아먹지만 않는다면) 콘셉트를 바꿔도 된다.


나의 경우,

1. 컨셉추얼 한 디자인을 하고 싶고 고급진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2. 호텔 디자인을 선택했고,

3. 관련 회사들을 찾아보니 라이프스타일을 토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어느 정도 진행되면 스타일을 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길래

4.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분석/유행하는 스타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설명하고 구성했다.


더 나아가 호텔 디자인은 객실, F&B, 로비 or 리셉션, 스파 등을 다루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앞쪽에 호텔 디자인과 복합주거시설 프로젝트를 두어 면접 볼 때 면접관들이 가장 관심 있어할 만한 프로젝트를 먼저 설명할 수 있었다.(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점점 떨어진다...)



이건 사실 나의 실패담이다. 졸업전시가 끝나고 교수님이 나에게 진로는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 마땅히 대답할 말을 못 골랐었다.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서 일단 포트폴리오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무작정 만들었는데 이때 만든 포트폴리오는 '대학교 다니면서 했던 프로젝트 취합' 정도의 의미였다. 다음에 원하는 설계 분야를 알아보고 회사를 알아봤더니 포트폴리오를 싹 다 갈아엎어야 해서 시간을 두배로 썼다. 인테리어를 다루는 후배들이 나처럼 굳이 젊음을 낭비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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