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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훈 Nov 21. 2024

ADHD

글쓰기라는 딴짓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며 웹소설을 읽고 앞사람의 풀린 신발끈이 신경 쓰이고 동시에 새로운 광고판을

훑어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성인 ADHD라는 병명은 없지만 ADHD에 걸린 성인은 있다.

스스로 ADHD라고 생각해 본 적 없고 의심한 적도 없지만 나도 저 중에 두~세 가지 정도는 

동시에 할 수 있다.

아니 이미 하고 있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대부분 집중력이 좋을 것이다.

나는 집중력이 좋지 않다. 입시할 때도 하루 최대 4시간 정도가 한계였다.

어머니도 공부하실 때 짧고 굵게 하셨다니 이건 어머니의 영향이겠지. 

물론 엄마는 공부를 잘하셨고 나는 못했지만.

다행히 글은 그 어떤 창작보다 접근성이 좋다. 펜과 종이도 필요 없다.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심지어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며 앞사람의 풀린 신발끈과 새 광고판이 신경 쓰여도

쓸 수 있다.

글쓰기는 가끔 딴짓 같다. 스쳐가는 일상의 영감들을 메모장에 기록하는 것도 딴짓에 일종이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그렇다. 분명 adhd가 글을 쓰는데 장점도 있다 뭐 이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어머니 얘기를 잠깐 쓰니 까먹어버렸다. 메모를 봐도 떠오르는 게 없다.

글쓰기는 가끔 꿈에 그리던 장난감을 설명서 없이 조립하는 것 같다.

멋진 이야기가 떠올라도 막상 글로 옮기려니 답답할 때가 있다.

반대로 백지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좋은 작품이 될 때도 있다.

이건 중간에 노선이 바뀐 글인데. 뭐 어때.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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