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양 Sep 28. 2015

여긴 일반 야시장이 아니야 - 하이난 야시장

#7. 먹는 재미보다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한 하이난 야시장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이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안목이 뛰어난 사람이고 싶었다.



어딜 가든 시장을 구경하는 나.

하이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이난 여행 중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은 

바로 싼야 시내에 위치한 야시장이었다.


내 배는 각종 해산물로 가득 차서 더 이상 들어갈 곳도 없었지만

야시장엔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는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야시장에 들어선 순간,

그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다.


맛있는 것들로 가득 찰 것 같았던 야시장은

먹는 것보다 못 먹을 것들이 가득했다.


야시장 초입, 사람들로 가득가득~ 


온도계는 32도를 가리키나,

체감온도는 35도를 나타내는 하이난의 낮.


밤은 그나마 살만하다.

그래서 밤이면 사람들이 다 이렇게 밖으로 나오다 보다.


야시장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역시나 목청이 큰 사람들.

누가 보면 싸우는 줄 알겠지만,

사실 흥정하는 것이고,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좌판에는 팔찌, 목걸이 등등의 액세서리와 

각종 피규어 등등이 깔리고,

사람들은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물건들을 구경하고, 살까 말까 망설인다.


그 사이를 지나가는 나는

넋이 나가기 일보직전이었다.


이보다 더 혼란스러운 중국 시장도 다녀봤지만,

나에게 아노미 상황을 준 시장은 또 처음이었다.


귓가에 맴맴 돌며 들릴 듯 안 들리는 중국어 때문에

그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들으려고 귀를 쫑긋거리고,

도둑은 호시탐탐 내 가방을 노리기에

가방은 사수해야겠고

카메라로 사진은 또 찍어야겠으니,

이보다 부산하고 정신이 없을 수는 없었다. 


물론 그 부산함의 결과는 사진을 절반이나 날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나마 이 사진들이라도 남았기에 다행이다. 



야시장엔 상인과 장인들 외에도 

거지도 있고, 

도둑도 있다.


병에 담긴 이것은? 
바로 모래~ 형형색색 모래가 병에 담겼을 뿐인데 그림으로 태어났다.


여기 사람들 손재주가 참 대단한 것 같다.

병 안에 색을 입힌 모래를 넣어서

또다시 입체 그림을 만든다. 


스푼으로 모래를 떠서 병에 넣을 뿐인데

어떻게 바다도 되고, 

태양도 되고, 

사람 눈이 되는지

난 그저 신기함에 감탄만 하고 있었다. 



액세서리도 많이 팔고 있었고,

사람들은 너 나할 것 없이 흥정을 하고 있었다.


특히 팔찌가 많이 보였다. 

가죽 팔찌끈에 각종 참을 끼워서 만든 

판** 스타일의 팔찌는 제일 인기가 많았다.


명품 팔찌는 못하겠고,

비슷하게 다들 이렇게 팔찌를 하고 다니나 보다 싶었다.


이것저것 주렁주렁 끼워 넣고, 

가죽 줄도 하나 더 샀음에도 불구하고 50위안밖에 들지 않았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만원 정도다.


가짜라는 티도 잘 안 나고,

이번 여름은 그냥 이 팔찌만 끼더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위안의 행복. 누가보면 진짜 판** 팔찌인 줄 알겠다는.... 


만원의 행복을 이 팔찌를 사면서 누렸다.

비싼 팔찌는 못 끼지만,

대신 이거라도 끼면서 

언젠가는 진짜 팔찌를 낄 날이 오겠거니...

그런 생각도 해보고.



그리고 직접 만든 각종 피규어도 구경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야하다 보니

좀 비싸긴 했지만,

기념품으로 하나 가질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먹는 건 잘 보이지 않았다.


중간 정도에 꼬치 가게나 과일 가게가 좀 보였고,

대부분 이렇게 공예품이나 모자, 옷 정도를 파는 가게였다. 



인형의 집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귀여운 장식품들


조개껍질 등을 이용한 공예품


돌을 가공한 가공품


보리수 열매


하이난 시장에서는

열쇠고리, 휴대폰 고리, 펜던트 등 

정말 많은 공예품들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볼품없이 못생겼던 회색빛 돌이 

가공을 통해서 투명한 핑크빛의 돌로 변하고,

울퉁불퉁 보리수 열매가 예쁜 열쇠고리로 변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야시장은 마치 손재주를 자랑하러 나온 

사람들이 모인 곳 같았다.


다들 너무나 놀라운 실력을 갖고 있어서

과연 누가 최고의 실력자인가를 

판단할 수가 없었다.


'내 안목이 더 높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장 와서 이런 생각을 할 것이란 건

꿈에서도 몰랐었지.



야시장 구경의 묘미는 그저 먹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이난 야시장을 둘러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먹는 재미보다 구경하는 재미, 쇼핑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는 것을...


먹지 못할 것들이 가득 모여있기에

더 집중하면서 돌아보게 된다.


물론, 신경의 일부는 가방에 가게 되어서 

좀 다니는데 힘들기도 하지만

야시장의 재미는 이런 것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고로, 

야시장 갈 때는 많은 돈을 들고 다니면 안된다.

귀중품은 잘 보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백팩은 앞으로 메고,

핸드백은 크로스로 멜 것.

휴대폰 역시 잘 챙겨야 한다는 것.


흥정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

여긴 시장이고, 정가제가 아니니까~



시장 구경은 재밌어~

매거진의 이전글 내 가방이 봉인되더라도 당황하지 말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