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직장에서 물이나 커피를 가지러 주방에 갈 때, 화장실에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잘한 대화를 먼저 시작하곤 한다. 간식을 가져가서 직장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자잘한 대화를 하기도 하고, 기존의 친구들에게도 더 자주 연락한다. 일상에서 타인과 순간들을 공유하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란 걸 느끼고 있다.
새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서른 명쯤이 모여서 자기소개와 스스로에 대한 재밌는 사실 하나 말하기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쌍둥이 중 하나이고 다른 쌍둥이 형제도 같은 직종에서 일한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목장에서 자랐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백인인데 모국어가 스페인어여서 바로 며칠 전에도 식당의 멕시칸 직원들이 자신을 흉보는 걸 알아들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나는 교류에 열려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The power of Strangers> 책에서는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수박 겉핥기식의 이야기를 하지 말고 정말로 솔직한 이야기를 하라고 했고, 먼저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 또한 대화하는 게 어렵다는 걸 먼저 보여주면 상대도 동질감을 느껴서 대화가 조금 쉬워진다고도 한다. 나의 fun fact는 종종 스스로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책을 읽고 있고, 최근에는 수줍음이 많은 걸 고치고 싶어서 <The powrt of Strangers>라는 책도 읽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실천하고 있는 중이고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랬더니 내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이 말했다. "그랬구나! 내 방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어. 누구나 와서 마시라고 들여놓은 건데, 생각보다 별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더라고. 누구라도 언제나 내 사무실에 있는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해도 좋아!"
그 말을 듣고 그냥 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음날 바로 실천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전날에 모인 서른 명 중 가장 높은 직급의 부사장이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둔 초코파이 하나와 텀블러를 들고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부사장님은 아주 유쾌한 사람이었다. 사람들한테 커피 마시러 오라고~ 오라고~ 말을 해도 안 온다며, 누군가 와줘서 신난다고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의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개인적인 이야기와 일이야기를 섞어서 10분 넘게 대화를 했다. 내친김에 그의 옆 사무실을 쓰는 사람도 소개를 받아서 공통으로 하는 일에 대해 한참 정보를 나누다가 자리로 돌아와 하루를 시작했다. 게다가 점심시간 때 회사에서 공짜 피자를 나누어 주었는데, 그때 또 부사장님이 나를 보시곤 같은 테이블에 앉으라고 초대해서 함께 피자를 먹으며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내가 일하는 회사는 아주 큰 회사이고 직급 차이가 많이 나거나 부서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 쉽지 않은데, The power of Strangers에서 배운 팁으로 직급도 훨씬 높은 다른 부서의 상사와 친해질 수 있어서 신기했고 배운 걸 활용하는 보람이 있었다. 게다가 성격도 좋은 분이라 앞으로 종종 들러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생각이다.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