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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Mar 14. 2024

호황과 불황, 또다시 호황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법

4년 동안 겪은 경제적 롤러코스터 이후의 다짐

2020~2021년 호황 때는 우리가 투자천재라고 생각했고, 우리 삶에 돈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장난으로(?) 산 NFT가 천정부지로 올라 현금 가치가 1억을 넘었다. 주변에 코인 부자들이 생겨났고 직장을 그만두는 친구들도 있었다. 20대부터 부동산 투자를 열심히 해왔던 나였는데 주식이나 코인에 메인으로 투자하지 않고, 대신 할 일은 많고 수익은 적은 부동산을 메인으로 투자해 온 내가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2022년 불황이 오고 나서 그 NFT의 가치는 0에 가깝게 떨어졌다.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게 돼서 주식을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야 했는데 주식의 가치도 떨어져서 우리는 아주 힘들었다. NFT도 돈될만한건 급하게 떨어진 가치로 팔았다. 붕 떠 있듯 했던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고 일은 더 바빠도 더 안정적이고 임금이 높은 직장에 취직하고 지출도 줄여서 다시 땅에 발을 붙이고 살게 되었다. 


그 위기를 지나 지금 또다시 우리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가치가 거의 0이어서 잊어버리고 있던 내 코인지갑의 가치가 다시금 천만 원을 넘겼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공격적으로 모든 자산에 기웃거리며 투자하던 내 금융생활은 롤러코스터였다. 이제는 이 롤러코스터 인생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 


1. 안전벨트는 필수

투자인생의 가장 큰 두려움은 안전장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우리 가정이 1~2년 동안 쓸 지출을 반은 채권/적금 형태로, 반은 인덱스 펀드 형태로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한 달 생활비가 500만원이라면, 1억 정도의 유동자산을 갖고있으려고 한다. 빼기 힘든 은퇴연금이나 부동산의 형태가 아니라 급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현금화 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남편이나 나, 혹은 둘 다 수입을 잃게 된대도 1~2년은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저번 불황 때 은퇴연금까지 팔며 뼈저리게 느꼈다. 


2. 그래도 살 집은 있어야

물론 자가를 갖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나 또한 부동산 투자자임에도 내가 사는 집을 소유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소유한 집들은 전부 중소도시의 집들이 었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대도시에서만 살아서 내가 살 집을 살 만큼의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들이 있으니 공격적인 주식 투자나 코인 같은 다른 투자보다 투자 가치가 많이 높지 않더라도 먼저 집을 소유해서 어려울 때 '이사 나가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만들어야겠다고 느꼈다. 물론, 1번의 안전벨트가 확보된 이후의 이야기다. 


3. 베팅할 때는 과감하게

안전벨트와 살 집이 보장이 되면, 그다음에는 은퇴연금과 아이들 교육연금에 적절히 투자하며 다른 곳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 다른 안전장치들이 있어서 투자하는 돈이 삶의 성패와 직결되지 않으면 베팅도 과감하고 냉정하게 있을 거라 믿는다.  


굳이 아이들 학비가 반드시 전부 다 보장될 만큼의 교육자금을 모을 생각은 없다. 롤러코스터를 타며 아이들을 낳아보니 세상은 녹록지 않고, 삶이 이렇게 다이내믹하다는 걸, 내가 열심히 해도 세상에 휩쓸리게 되고 그 파도 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찾아야 한단 걸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을 꾸준하고 풍족하게 키우고 싶지만은 않다. 호황 때 어리둥절하고 신나다가도 불황 때는 힘들고 어려운걸 배우며 자랐으면 좋겠다. 교육은 공짜가 아니고, 미국처럼 학비가 비싼 곳에선 학비가 부족해서 대학을 하향지원하게 되거나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엄마가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것이라고 했다. 발과 같은 최저가에 사지 않아도 되며, 머리와 같은 최고가에 팔지 않아도 거기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동의한다. 지금 치솟고 있는 수치들을 보며 다시 한번 호황 언덕 앞에 서 있음을 느낀다. 지금이 정상이 아닌 건 알지만, 허리나 어깨에서 어느 정도 현금화 해서 안전벨트에 넣어야겠다. 안전벨트를 채우고 나서 그 후에 정상을 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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