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ld traveler Nina Aug 01. 2023

습도 98%의 여름이 왔다

출근길 메모

아침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등줄기에 땀이 주룩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은 심지어 민소매를 입고 나왔는 데도 후텁지근하다.

그냥 온도가 높다는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횡단보도 맞은 편의 사인물에서 습도 98%라는 표시가 신호등처럼 깜빡였다가 사라졌던 게 기억났다. 말도 안 돼. 습도가 98%라니 날씨가 미쳤다.

온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습도도 높아서 덥고 한증막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진다. 확실히 여름이다.

7월을 기점으로 날씨가 바뀐 느낌이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장마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하다.

비가 오기 전의 후텁지근한 그런 날씨.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씨다.


이런 날씨를 마주할 때면 머릿속에는 그저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빨리 피신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끈적했던 몸이 에어컨과 만나면 보송보송한 아기 피부로 재탄생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여름에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는 덥고 습한 야외에서 시원하고 상쾌한 실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시원한 수박주스를 마시고 뇌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시원하게 샤워할 때,

수영장이든 바다든, 계곡이든 어디든 물놀이할 때.

제주도의 사려니숲이나 휴양림처럼 시원한 숲 속에서

나무와 풀냄새를 맡으며 쉬는 순간.

그런 순간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좋은 순간도 많네

이런 잠깐의 행복이 모여 큰 행복이 된다.

갑자기 놀러 가고 싶다. 이번주에 강원도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행복이 몰려온다.

역시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뿔싸, 새 건전지와 헌 건전지가 바닥에 함께 떨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