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를 위한 만화 시장이 열리나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블랙 위도우가 연재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네이버 웹툰 입장에서 블랙 위도우를 웹툰 내수 시장에 들여온 것은 꽤나 모험적인 수였을 겁니다. 기존 웹툰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고, 과연 마블을 영화로 접하던 사람들이 오리지널 코믹스를 접했을 때도 환호할까라는 것에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테니깐요.
하지만 그런 위험 어린 선택을 비웃듯이, 현재 블랙 위도우는 화요일 웹툰 가운데 17위 (전체 44개 작품 중) 금요일 웹툰 27위 (전체 65 작품 순위 중)을 기록하고 있어 중박 이상 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블랙 위도우는 1화부터 굉장히 강렬합니다.
대사가 거의 없고,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실드 직원들을 필사적으로 뿌리치며 도망치는 블랙 위도우. 그리고 마지막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기 자신에게 억지로 희망을 부여하는 듯한 대사 연출까지. 한 화 내에서 액션과 절제미를 동시에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블랙 위도우라는 작품을 통해 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4화 마더 러시아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묘사 합니다.
블랙 위도우가 자신의 과거가 담겨있는 공간에서 행동을 하나하나 할 때마다, 과거의 순간들을 현재에 교차시켜 연출을 진행시킵니다. 마치 그 공간, 그 물건이 블랙 위도우에게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것처럼, 독자가 블랙 위도우라는 사람의 내면과 과거 대해 자연스럽게 깨닫게끔 합니다.
그리고 8화부터는 아이언맨까지 추가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마블 팬이 더욱 블랙 위도우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위기에 빠진 블랙 위도우. 그리고 과거 블랙 위도우가 관여했던 사건이 아이언맨의 목숨을 구한, 호 잉센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언맨. 우리가 좋아하는 마블 주인공들의 갈등이 시작됨을 알리는 8화는, 앞으로의 블랙 위도우가 절대 만만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개인적으로 웹툰의 장점은 다양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블랙 위도우처럼 진지한 작품만을 원하지는 않을 거예요. 저도 일하고 나서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일상 웹툰을 보면서 몸의 긴장을 풀곤 합니다. 가벼워 보이는 일상 웹툰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웹툰일 수 있다는 말이죠.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비교적 일상 웹툰과 학원물 위주의 네이버 웹툰에서 마블 작품은 나름의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다양한 마블 작품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