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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로소 연 Nov 16. 2023

수능 D-day 364

K 고딩의 학교 생활

수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준말이다.


K 고딩에게 수능은 단 하루에 평가되는 지난 3년의 결과다.

아니, 이제는 중학교를 넘어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의대입시로드맵 학원도 생겼으니 12년의 평가날인가?


이렇게 길고 긴 노력을 시험하는 날이니 얼마나 긴장이 될까.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아는 후배들은 선배들을 위해 응원 이벤트를 준비한다.

시험날 교문 앞에서 북 치고 응원하고 따뜻한 차 나눠주고 교문에 엿을 붙이던 그때 그 시절과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마음은 같을 거다.


코로나 영향으로 고사장 앞 응원은 사라지고 (S는 그런 문화가 있는지도 모른 채 고등학생이 되었다.)

대신 시험 전날 학교로 등교하는 선배들에게 레드카펫을 깔고 응원한다.

학생회비로 준비한 수능 응원 엿 선물은 3학년 교실로 전달한다.

기독교 학교인 S의 학교에서는 수능 응원 예배가 있다.

그 시간에 미리 준비한 응원 영상을 보여준다.

예배를 모두 마치고 강당을 나갈 때 3학년이 먼저 나가도록 하고 가는 길에 응원봉과 응원가를 부르며 선배님 파이팅을 외친다.


수능 전날이라 1교시만 수업하고 일찍 집으로 온 S가 응원 영상을 보여주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처음 어린이집을 다니던 해 연말에 재롱잔치를 한다고 무대 위에 오른 어린 S를 바라봤을 때도 괜히 뭉클해져 눈물이 났었다. 무대 위에 올라가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연습해 온 재롱을 보이며 긴장감을 이겨내야 한다. 그 어린것이 수많은 사람의 시선과 긴장을 이겨내고 제 역할을 해낸다는 것이 기특했다.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아직 S의 무대도 아닌데 말이다.


 [응원 영상 캡처]


한 마디씩 나눠서 영상으로 찍은 응원 메시지도,

강당을 나가는 길에서 야광봉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도,

그 응원에 눈물 찔끔 나는 거 참으며 나가는 모습도

어떤 마음일지 짐작하기에

심장이 꿈틀대는 것이겠지.


부디 실수 없이 능력발휘 잘하고 오길 기도한다.

눈물 나게 애틋한 고 3 수험생들 응원하고 응원한다.






다음은 내 차례다.


내 차례를 실감하라는 듯, 미리 준비하라는 듯,

대형 단과학원에서는 '수능 실전 모의체험'을 실시한다.

수능 시험지가 공개되는 오후 2시부터 수능 시험지 그대로 시험 시간과 쉬는 시간도 수능처럼 재현해 준다.

도시락도 준비해서 저녁 시간에 먹고 10시까지 수능 시험을 치른다.



수험생 보온도시락 통을 사고, 도시락 메뉴를 검색한다.

보온도시락을 닦으면서 수험생 학부모의 심정이 조금 느껴져 기분이 이상하다.

살 떨리게 긴장되는 그 시간들.

수능날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이제 내 차례가 왔다고 생각하니 매 순간 감정이입이 된다.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S에게 수능장에서의 유의사항을 생각나는 대로 알려준다.

실전 연습이니까 진짜처럼 해보자고.

“전자기기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지 말고, 시계는 아날로그시계만 되니까 잘 챙기고, 책상 서랍에 아무것도 넣지 말고, 수험표 뒤에 가채점표 적어오는  거 알지? 시험 시간 안에 적어야 하고, OMR 체크하면서 5개씩 띄어 쓰면 돼”

수험생 밴드에서 알려준 내용들을 주섬주섬 떠들어댔다.


저녁 메뉴는 김치볶음밥과 계란찜, 치킨너겟, 멸치볶음이다.

S는 급식만 먹다 보니 도시락도 재밌나 보다.

수능 시험 범위에서 아직 안 배운 부분도 있다며 걱정하더니 금세 '도시락 먹으러 가는 거지 뭐~'하며 보온도시락 가방을 품에 소중히 안고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아직 선택과목을 다 공부하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아는 것만이라도 잘 풀고, 수능 체험 잘하고 와~

엄마도 집에서 도시락 싸고 남은 거 먹으면서 기다릴게.


다음 무대는 네 차례다. 내 차례다.

2024년 11월 14일 수능 D-day 36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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