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고딩아 힘내라!
6망수잘 9망수잘
'6월 모의고사를 망치면 수능을 잘 본다'
'9월 모의고사를 망치면 수능을 잘 본다'는 뜻의 사자성어 같은 말이 있다.
현역 고3이들은 대부분 6모를 망했다.
학교에서 국수영탐탐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란다.
그래서 '6망수잘'을 외우고 수미잡(수능 이하의 시험들은 모두 잡시험)을 주문처럼 말하며 위안을 삼는다.
의대증원 이슈와 자율전공 확대와
입시요강 변경으로 인해 작년의 입시결과를 보고 올해 커트라인을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다.
벌써부터 수시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걱정이다.
지난 6월 4일 모의고사날에 지방 약대 대학생들 대부분이 등교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다들 6월 모의고사 보러 가서.
SKY대 학생들의 많은 수는 반수를 고민한다.
고려대에 입학한 지인의 딸이 같이 입학한 친구들 중에 자기만 빼고 다 수능을 다시 보기로 했단다.
"아악~~!!! 그 좋은 학교 가서 도대체 왜~~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매년 1,500명 정도의 SKY대 학생이 학교를 그만둔다.
SKY대학 중 한 곳의 정원이 입학했다가 그만두는 것이다.
그 좋은 대학에 가서도 의대 가려고, 서울대 가려고 다시 수능을 본다. 그럼 현역 고3들은 고득점 재수생들 덕분에 수능시험에서 등급이 밀리고 수능 최저등급을 못 맞춰 면접이나 논술 시험에 갈 기회도 잃게 된다.
화가 난 불안한 고3 엄마는 전화기를 붙잡고 한풀이를 한다.
"대학생 신분으로는 수능 못 보게 해야 돼.
수시전형에 합격하면 등록 안 해도 정시 전형에 지원 못하게 하면서
대학생 신분으로 수능시험 보는 건 아니지 않냐?
현역 고3들은 대학에 가지 말라는 거야?
하긴, 어느 유튜브 채널의 N수생 인터뷰에서 '올해는 05년이 대학 갈 차례니까 06년은 내년에 와~' 그러더라. 재수가 필수인 것처럼 얘기해.
이런 거 국가적으로도 낭비 아니냐?
대학은 학생들 빠져서 손해, 현역 고3들은 등급 밀려 결국 재수하게 되고, 가정경제도 손해, 그래서 재수 삼수하면 졸업나이 늦어지고 그러면 취업나이 늦어지고 그러면 또 결혼나이도 늦어지니 말이야.
결국 돈 버는 곳은 재수학원뿐이잖아."
막상 내 차례가 되니까 수능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하나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작년 킬러문제 없앤다는 발표에 현역 고3들은 멘붕이었지만 그때 난 내 차례가 아니라 감정 동요도 없이 오히려 "그게 맞지!"라며 당사자 앞에서 정부정책에 왈가왈부하며 잘난 채를 했었다.
이제 내 차례가 되니 별게 다 신경 쓰이고 맘에 안 든다.
올해 의대입시에 뛰어들어와 위에서 찍어 누를 N수생들이 두렵다.
대학을 다니다 다시 도전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의대 입시에 뛰어든다는 대기업 직원, 교사, 자영업자, 학원 강사까지 그 범위도 상상초월이다.
6모가 끝나자마자 발 빠르게 6모 분석과 남은 기간 공부법과 더불어 학원 홍보 설명회가 시작되었다.
가장 핫한 종합학원의 서바이벌 모의고사 퀄리티는 믿고 본다는 소문만 따라서 무조건 가지 말라는 타 학원의 설명회를 들으면서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하면 손해인 것 같아 비싼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언젠가 다 풀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다시 정신 차리고
‘EBS연계율을 높이겠다는 평가원의 기조를 따라 수능특강 수능 완성 교재를 완벽하게 공부해야 한다.’는 이성을 붙잡아 온다.
‘그래, 불안해도 기초를 탄탄하게 쌓으면 흔들리지 않을 테지.’
…
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장마철 잡초처럼 다시 자라난다.
6망수잘 9망수잘
6망수잘 9망수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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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처럼 되뇌어보다
아직 안 본 9모까지 굳이 망하고 싶지는 않다.
6망수잘 9잘수잘
9잘 수대박 : 9모 잘 보고 수능 대박!!!
이게 좋겠다. 이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