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억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학교선생님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보통 무례했고 (80~90년대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지금이라면 전국에서 들고일어날 폭행과 성추행은 그야말로 '매일' 일어나는 일이었다), 대부분은 실력도 없었으며 기대어 의지할만한 어른도 아니었다.
성적과 촌지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당연했고,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노역에 동원되었다. 역사적, 사회적으로 강요된 존경과 사랑은 이런 부조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고, 그래서 그런지
촌지 받아먹고
지나가는 아이들이나 툭툭 치던
쓰레기들이
아직도 교장이네 원로교사네 하며
학교에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십 년이나 지난 이야기를 또 꺼낸다느니, 이제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교권이 무너졌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올 테지만,
교사들은
그들의 과오에 대해
뉘우치거니 사과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교사들 스스로 (혹은 공식적으로) 과거의 촌지문제나 교사폭력, 성추행(이건 현재진행형이다) 등을 반성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회만 만들어지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학생인권을 짓밟았던 수십 년의 세월을 인정한 적이 없으니까 '학생인권을 없애자'는 천인공노할 소리를 하고도 찬반이 나뉘는 웃기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교사의 즉각적인 제제를 허락하고 광범위한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면책을 촉구하는 교사들의 주장은, 속내야 어떻든 간에 결국은 교사의 욕받이와 감정쓰레기통이 되어 매일같이 '처맞던' 과거로 돌아가는 길일 수밖에.
이를 두고 볼 수는 없다.
브런치, 유튜브, 국민신문고,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메일, 감사원 제보, 언론중재위원회, 인권위원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어지간히 해봤다.
그래서 이제는 동료를 좀 모아보려고 한다. 같이 모여서 대단한 활동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에게도 심리적인 우군이 필요해서다.
라이킷을 해주시는 분과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하다.
공교육에 대해 비슷한 위기감과 짜증을 느끼시는 분들이 관련된 자료를 쉽게 찾고, 한두 마디 말이라도 나누는 장소를 기획하고 있다.
무료 네이버 카페가 될지, 홈페이지를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것은 긴 싸움이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평온한 일상을 지켜가며 한 발씩 나아가야겠다.
함께 하실 분들에게는 조만간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