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냥 일부 교사들의 인터뷰를 실어 소개하는 기사라면 '에잉, 별 걸로 다 징징대네'라고 했을 기사지만, 기사의 말미에는 공식적인 교사단체의 요구가 나와있어서 들고 왔다.
1. 수주 간 업무를 중단한다고? 입만 열면
수능을 위해 시. 도 교육청이 오랫동안 준비하는 것은 맞다. 거의 5월부터 시험장 점검에 들어가니 수주가 아니라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일반 교사는 그런 기관단위의 준비와 거의 관련이 없으며 감독관 추천/배치 고지를 하고 사전교육과 시험일 전 예비소집, 시험감독, 시험 후 서류정리 정도의 업무가 있다.
수주 간 업무를 중단하고 수능감독 준비와 수능감독을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그야말로 가끔, 가아끔 있는 산발적인 업무 전환이 고작 몇 번 있을 뿐이다.
병적인 자기 연민
교사들은 병적으로 자기 연민에 빠져있다. 교사가 제일 불쌍하다는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거짓말도 불사한다.
교사는 수능감독을 위해
몇 주간이나 준비하지 않는다.
단 몇 번, 관련 활동을 할 뿐이다.
징징대지 마라.
2. 비교육적인 긴장 속에서 근무한다고?
'비교육적인 긴장'이 뭔데?
수능감독이 긴장되는 자리이고, 긴장해야 하는 자리인 것도 맞다. 그런데 '비교육적'이라니? 세상에 없던 기상천외한 단어를 만들어서까지 '이것은 교사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나 보다.
'비교육적 무말랭이'는 어떤가? 근무시간에 먹는 건 안 되겠지? '비교육적 갈비탕'은? '비교육적 배설'은 어떤가. '비교육적 산책', '비교육적 수다', '비교육적인 수업 중 잡담'은 어떤가?
가장 비교육적인 것은
책임을 피하고자
거짓말하고, 부풀리고,
사람을 혼란케 하는 짓이다.
교사들이 수능감독 업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사실이고, 수능 감독이 쉽지 않고 고된 업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용어까지 만들어가면서 주장하는 바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
나는 하기 싫어
하기 싫다고!
뭐, 이런 건가?
교사라면 가지고 있을 거라 기대하는 애정이나 책임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의 교육은
사교육이 해서 그런가?
교육적이건 비교육적이건 간에 '긴장'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 것이. 실제로 나사 빠진 감독관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도대체 뭘 원하길래 이렇게 징징대나 보자.
1. 돈이네? 또 돈이야?
현재는 17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로 수당을 받는다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일단 교사는 공무원이고
시급기준으로 최저임금은 훌쩍 넘어 문제가 없고
다른 공무원 수당과의 형평을 생각해 보면
2. 3,4교시 연속 감독 제한. 그걸 왜 교육부에 말하세요?
어떤 내용인지 잘 몰라서 (아마 힘들다는 거겠지?) 간략하게 느낌만 말하면, 교육부가 어떻게 해줄 건 아닌 것 같다는 느낌? 그냥 사람을 더 쓰자는 말인 듯.
3. 감독관용 의자, 책상 제공
모든 업무에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이루는데 필요하거나 또는 방해되지 않는다면 근로자의 평안을 위한 제안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현직 교사 맞으세요?
감독관용 의자와 책상이 주어졌을 때, 시험감독의 효율, 신뢰, 민원발생 가능성까지 안 좋은 영향이 수두룩 나올 텐데?
수능 시험장에서
골프자세 연습하는
머저리가 한둘이 아닌데
책상의자 놔두면 볼만하겠다.
4. 방송장비관리 외주
기술적인 부분에서 실수가 없도록 연습하면 되지 않는가.
책임과 부담을 지기 싫어하는 마음 자체는 이해가 가는데, 그렇다고 그 많은 학교의 방송장비를 하루를 위해 '외주'하자고?
확실히 17만 원 정도는
안 받아도 전혀 아쉽지 않은
고귀한 분들의 사고답다.
누가 교사를 박봉이라고 하는가.
세상 가장 돈 아까운 줄 모르시는 분들인데.
뭔가 불쌍할 일이 아닌데, 좀 짠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오늘도 교사들의 병적인 자기 연민을 담뿍 담은 기사를 보았다. (거짓말까지 하면서 자기 연민을 표현한다면 그건 병적인 게 맞다)
개인적으로는, 17만 원에 나를 시켜 준다면 1, 4교시 정감독에 마지막 서류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겠다만. 자격이 안되니 아쉬워하지는 않겠다.
교사의 자기 연민은 어처구니없고, 결국 원하는 건 책임회피와 돈인 것 같아 좀 씁쓸하지만, 수능 감독관이 몹시 수고하는 것은 사실이라 응원을 보낸다.
감독하시는 모든 교사분들
열심히 감독하시고
여러분의 노고가
학생들의 학업에
진하고 예쁘게 찍힌
마침표가 될 수 있음을 아시고
그 고된 감독업무를 좋게 생각하시라.
골프자세 연습 같은 거
좀 하지 마시고.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