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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May 03. 2023

인디 음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매주 인디 음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인디 음악이란?

‘인디’는 'Independent(독립된)'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기획사 등의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음악 활동을 말한다. 인디 아티스트들은 음반의 제작부터 발매까지 대부분의 음악 활동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간혹 인디 음악을 ‘대중적이지 않은 것’ 또는 ‘독특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상업성과 대중성이 우선인 보통의 대중음악과 달리 인디 음악은 아티스트의 개성과 음악성을 더 중요한 가치로 둔다.

즉, 일반 대중음악과 인디 음악의 차이는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차이인 것이다. ‘인디 음악 = 대중적이지 않은 것’은 잘못된 수식이다.




■ 인디 음악의 매력

인디 음악의 매력이라면 단연 아티스트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개성이 아닐까 싶다. 저마다의 개성을 음악에 담아내는 긍정적인 의미의 고집. 그리고 그 고집들이 모여 구축하는 다채롭고 찬란한 음악 세계. 몇몇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특히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나는 이런 인디 음악 씬(Scene) 자체에 매료됐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이 매력은 어쩌면 고집스러운 인디 아티스트를 통해 느끼는 대리만족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개성과 색깔을 고수하고, 또 드러내고 싶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개성을 버리고 색깔을 감춰야만 하는 때를 마주하게 된다. 좀처럼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뜻대로 음악을 만들고 선보이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보고 있노라면 멋있고, 부럽다. 음악인은 아니지만 어쩔 땐 그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종종 삶이 지루하다 느낄 땐 알려지지 않은 인디 아티스트들을 디깅(Digging)한다. (자의는 아니겠지만) 음지에 숨어있는 인디 아티스트의 곡을 찾아 듣고, 앨범 소개를 찾아 읽는다. 인디 아티스트와 음악, 그리고 음악에 담긴 아티스트의 철학을 곱씹으며 위로를 받기도, 용기를 얻기도 한다.




■ 인디 아티스트들의 고충

인디 아티스트들은 대개 음악 활동을 영위할 자본이 많지 않아 다양한 채널에서 홍보가 어렵다. 대중에게 본인의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충분하지 않아 음원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거대 기획사의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덕분에 아티스트의 음악적 자율성이 보장되어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고 선보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은 음악을 향유하는 매체와 음악 소비패턴이 다양해진 덕분에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디 아티스트들이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과 음악을 알리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소심 playlist'




■ 인디 음악 플레이리스트 운영

좋아하는 음악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작년 10월부터 영상을 업로드했으니 이제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엔 단순히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운영했지만, 제법 빠른 속도로 채널의 규모가 커지면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삶의 위안을 얻었다거나 인디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댓글을 보며 나 역시 큰 위로를 받는다. (채널에서는 보통 ‘위로’를 주제로 플레이리스트를 업로드한다)


이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할 무렵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던 때여서일까. 구독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실제로 내게 많은 힘이 됐다. '인디 음악을 처음으로 아름답게 여기며 듣게 되었습니다'라는 댓글은 채널 운영의 큰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달린 1,000개 이상의 댓글 중 이 댓글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구독자의 댓글 ✉️



내가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수록한 아티스트들에게도 연락이 온다. 덕분에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며, 음악 활동을 하는 데 많은 용기를 얻었다며 이메일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한 아티스트도 있었다. 신곡이 나올 때면 시간 될 때 들어봐 달라며 소식을 전해오는 아티스트도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이제는 단순 취미 이상의 책임감을 가지고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보다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에게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디 음악으로부터 위로와 용기를 얻었던 내가, ‘플레이리스트’라 불리는 한 시간 남짓한 영상을 통해 대중에게, 그리고 아티스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가슴이 뛴다. 앞으로도 채널이 망하지 않는 한, 최대한 다양한 인디 음악을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티스트가 보내온 이메일 ✉️






[playlist] 꿈속에서는 울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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